한국 현대시와 시어(詩語) 489

컴퓨터

전자소자를 이용한 고속 자동 계산기. 정보화 사회로서 현대 첨단문명 시대의 삶을 풍자한 말.  그는 모든 책들에서 기계처럼 비정한, 기계처럼 무표정한, 기계처럼 자동적으로, 기계처럼 무심한...... 등등의 말들을 지웠다. 대신 컴퓨터와 춤추는, 컴퓨터와 토론하는, 컴퓨터와 식사하는, 컴퓨터와 섹스하는...... 등등의 말을 새로 적어넣었다 (김형술, '사랑에 빠진 남자', "의자와 이야기하는 남자", p. 50)

탐조등

먼 곳에 있는 목적물을 비추기 위한 조명등. 탐조등 불빛이 염전을 물들이듯 부옇게한 장 쓰레기의 엽서가 마음을 물들인다 (이가림, '深夜放送심야방송', "빙하기", p. 16) 연탄 조각으로 전쟁놀이를 하면서 나는 주변을 점령해 나갔다. 주민들은 끊임없이 밧줄을 던진다. 탐조등이 깜빡이고 담 밑으로 무수한 탄피가 떨어졌다. 쓰러지는 이국어. 수갑에 채여서 많은 나라가 오고갔다. (박덕규, '데탕트 '80', "아름다운 사냥", p.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