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현대시와 시어(詩語) 489

하늘강

푸르고 깊은 하늘을 강으로 비유한 말.  떨리는 추위 하늘강에 누이니그리운 얼굴들 별빛으로 내려오고속수무책의 예감 하늘강에 누이니어둔 강기슭 달빛 가득하네 (고정희, '하늘강', "눈물꽃", p. 34) 이 지상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시베리아 황혼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천갈래 하늘강에 만가지 노을빛 겹치는 시베리아 (고정희, '처서 무렵, 시베리아', "아름다운 사람 하나", p. 44)

부처의 유골, 유물을 안치하고 공양하기 위해 세운 좁고 높은 건축물. 후에는 덕을 기리기 위해 쌓은 것을 두루 일컬음. 탑은 불가에서 부처의 몸을 닮았다고 해서 탑자체가 불신으로 인식되기 때문에 불교의 진리를 나타내고 믿음의 표징이 되기도 한다. 시에서 탑은 기원과 정성, 그리고 경건과 숭배 및 소망과 믿음의 상징으로 흔히 사용된다. 사람들의 가슴 속에그렇게 많은 돌덩이들이 쌓여 있음에나는 정말 몰랐다그 탑을 보기 전에는 (김영석, '탑을 보기 전에는', "썩지 않는 슬픔", p. 28) 너의 웃음이 보고 싶다. 희게 바랜 내 마음에 박히는, 너의 희게 바랜 치아. 네가 탑이라면, 그 탑을 떠받치고 있는 누런 땅이라면, 오래전에, 희게 바랜 탑을 물이끼 위로 솟은 현호색꽃과 함께 아주 가까이서 본 적이 ..

아도(啞陶)

조선 건국 시 이태조가 정도전을 시켜 만든 주먹만 한 질그릇. 입은 찢어져 있고 눈은 감겨 있는 얼굴 모양으로, 이 그릇을 지식인의 대문간에 하룻밤 새 100개씩 쌓아 놓으면 '말조심'하라는 경고의 뜻과 함께 요시찰 인물임을 암시했다. 그래도 입이 험하거나 빳빳하면 끌어다가 고문을 가했다고 함.  아도란 무엇이냐질그릇이다.인사동 골짜기의 고물상 같은 데 가서 만나보면입은 기다랗게 찢겨져 있고 두 귀는 둥글게구멍이 패어 있는입이 있어도 벙어리고 귀가 있어도 귀머거리인못생긴 우리네의 질그릇이다. (송수권, '啞陶아도', "지리산 뻐꾹새", p. 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