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현대시와 시어(詩語)/ㅌ 38

부처의 유골, 유물을 안치하고 공양하기 위해 세운 좁고 높은 건축물. 후에는 덕을 기리기 위해 쌓은 것을 두루 일컬음. 탑은 불가에서 부처의 몸을 닮았다고 해서 탑자체가 불신으로 인식되기 때문에 불교의 진리를 나타내고 믿음의 표징이 되기도 한다. 시에서 탑은 기원과 정성, 그리고 경건과 숭배 및 소망과 믿음의 상징으로 흔히 사용된다. 사람들의 가슴 속에그렇게 많은 돌덩이들이 쌓여 있음에나는 정말 몰랐다그 탑을 보기 전에는 (김영석, '탑을 보기 전에는', "썩지 않는 슬픔", p. 28) 너의 웃음이 보고 싶다. 희게 바랜 내 마음에 박히는, 너의 희게 바랜 치아. 네가 탑이라면, 그 탑을 떠받치고 있는 누런 땅이라면, 오래전에, 희게 바랜 탑을 물이끼 위로 솟은 현호색꽃과 함께 아주 가까이서 본 적이 ..

탐조등

먼 곳에 있는 목적물을 비추기 위한 조명등. 탐조등 불빛이 염전을 물들이듯 부옇게한 장 쓰레기의 엽서가 마음을 물들인다 (이가림, '深夜放送심야방송', "빙하기", p. 16) 연탄 조각으로 전쟁놀이를 하면서 나는 주변을 점령해 나갔다. 주민들은 끊임없이 밧줄을 던진다. 탐조등이 깜빡이고 담 밑으로 무수한 탄피가 떨어졌다. 쓰러지는 이국어. 수갑에 채여서 많은 나라가 오고갔다. (박덕규, '데탕트 '80', "아름다운 사냥", p.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