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마 아끼꼬(江間章子) 서글픈 약속 우리들은 정답게 바다 저쪽에 가자고 했네.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고 여기를 빠져 나가자고 약속하였네. 당신은 언제나 파리. 나는 상아해안이 좋아 희망봉이 좋아 남미가 좋다고 말했네. 아아 그 약속을! 약속만을 해 놓고서 악마는 우리들을 갈라놓았네. 이제 당신은 돌아오.. 세계의 명시/일본 2015.08.27
다무라 류우이찌(田村隆一) 다시 만나면 어디서 만나 뵈었던가요 어디서 어디서 만나 뵈었던가요 죽음과 사이가 좋은 벗들 나의 오랜 벗들이! 이 도시의 한낮에 그림자와 그림자는 잿빛 문간으로 사라져 버렸네. 우리들의 괴로운 추억도 도시의 커다란 환영 속에 사라져 버렸네. 그대는 추억을 잃어버린 나의 미소 .. 세계의 명시/일본 2015.08.26
무라노 시로오(村野四郞) 여인의 방 창문이 책갈피처럼 방긋이 열려 있네 여인은 어디가고. 경대 앞에 반짝이는 커다란 머리핀 방구석에는 까만 철제의 악보대나 이끼가 낀 악궁이 어지러이 널려 있네. 무언지 방안에서 나를 꾸짖는 듯한 인상으로 가득 찬 것이 이 눈에 번득 비치어 오네. * 이 시인은 아주 서정적.. 세계의 명시/일본 2015.08.25
후지시마 우다이(藤島宇內) 석양의 소녀 님의 그림자도 없네 검은 모래 모래 언덕의 바닷가 아득한 석양의 훈풍에 휘날리며 사랑의 노래 부르며 해변을 따라 걸어오고 있네. 아리따운 소녀의 자태 그 노래 소리는 검은 모래로 울려 퍼지는 저녁노을의 파도 사라졌다가 다시 들리네. 바람 속에 휘말렸다가 다시 들리.. 세계의 명시/일본 2015.08.24
노마 히로시(野間宏) 그대의 눈물 그대여 사랑의 괴로움에 처참해진 마음에도 아직은 남아 있겠지. 그대의 굳게 닫혀진 마음속 깊은 따사로운 심장을 열어 바람에 날리어라. 그대의 눈물이 있는 그 언저리에 바람을 날리어라 사라져간 봄날의 풍경 속에 슬픈 빛깔을 씻어주는 바람을 날리어라. 그대의 뜨거운.. 세계의 명시/일본 2015.08.23
사사자와 요시아끼(笹澤美明) 국화 님의 품안에서 천년의 여운을 간직하고 조용히 피어 있네. 마음도 흔들리지 않는 근엄한 향기를 풍기네. 또 다시 피​어 난 정적 속에 서있는 고귀한 청초한 자태 운도 부드럽게 밖으로 흐르네. 기도하듯이 바라보는 소년의 손에 고요한 시간이 고귀하게 물들어 흘러넘치네. 천년.. 세계의 명시/일본 2015.08.22
나가세 기요꼬(永瀨情子) 속삭여요 살며시 속삭여요 부드러운 말로 기쁘게 해주어요 따사로운 소리로. 아무것도 모르는 이 마음을 받아 주어요. 아아 님에게는 누구보다도 제가 있다는 것을 스스러운 미소로 속삭여 주어요. 그러며 나는 우쭐대며 거만할 줄 아세요? 아니예요 저는 부드러운 넝쿨 풀잎처럼 그것을.. 세계의 명시/일본 2015.08.21
일본시의 흐름 일본의 근대문학은 간단히 말하면 다이쇼오(大正)의 15년 동안을 합쳐서 메이지문학이라 할 수 있다. 일본에 있어서의 메이지유신(明治維新)은 정치적 혁신 뿐 아니라 실로 일본인들의 전 생활 분야에 걸친 혁명적 근대화 시기였으며 따라서 일본문학의 근대화의 개화기에서 결실기임을 .. 세계의 명시/일본 2015.08.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