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인의 방
창문이
책갈피처럼
방긋이 열려 있네
여인은 어디가고.
경대 앞에
반짝이는 커다란 머리핀
방구석에는
까만 철제의 악보대나
이끼가 낀 악궁이
어지러이 널려 있네.
무언지 방안에서
나를 꾸짖는 듯한
인상으로 가득 찬 것이
이 눈에
번득 비치어 오네.
* 이 시인은 아주 서정적인 감정과 즉물적인 수법을 일치시킨,
일본 모더니즘 운동의 제일인자격인 시인이다.
무언지 꾸짖는 듯한 인상이 가득 찬 방안의 분위기는,
그의 독특한 ‘리리시즘(lyricism : 서정주의)’을 나타내고 있다.
Ritchie Valens - Donn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