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글픈 약속
우리들은
정답게
바다 저쪽에
가자고 했네.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고
여기를 빠져 나가자고
약속하였네.
당신은 언제나
파리.
나는
상아해안이 좋아
희망봉이 좋아
남미가 좋다고
말했네.
아아
그 약속을!
약속만을 해 놓고서
악마는 우리들을 갈라놓았네.
이제 당신은
돌아오지 않네.
돌처럼 차갑게 가로 누워서
이젠 나의 약속을 지키려 하지 않네.
* 사랑의 약속이 덧없게도 허물어지고 마는,
어느 여인의 서글프고 쓸쓸한 심정을 통하여,
고독한 심상을 노래하고 있다.
가버린 친구에게 바침 - 휘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