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명시/일본

무라노 시로오(村野四郞)

높은바위 2015. 8. 25. 08:13

 

              여인의 방

 

창문이

책갈피처럼

방긋이 열려 있네

여인은 어디가고.

 

경대 앞에

반짝이는 커다란 머리핀

방구석에는

까만 철제의 악보대나

이끼가 낀 악궁이

어지러이 널려 있네.

 

무언지 방안에서

나를 꾸짖는 듯한

인상으로 가득 찬 것이

이 눈에

번득 비치어 오네.

 

 

 

* 이 시인은 아주 서정적인 감정과 즉물적인 수법을 일치시킨,

일본 모더니즘 운동의 제일인자격인 시인이다.

무언지 꾸짖는 듯한 인상이 가득 찬 방안의 분위기는,

그의 독특한 ‘리리시즘(lyricism : 서정주의)’을 나타내고 있다.

Ritchie Valens - Donn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