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1/09 3

화목한 가정

휴일이나 명절, 연휴가 되면 새삼 각별하게 느껴지는 것이 가족의 소중함이다. 예부터 부부의 금실이 좋아야 가정이 화목하고, 별 탈 없이 평안하다고 했다. 누가 보기에도 '참 화목한 집이다' 싶은 가정을 보면 그렇다. 가족들 간의 질서도 분명하고, 서로 예의를 갖춰서 대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아무리 가까운 부부 사이라도 함부로 대하지 않고, 서로 예의를 갖춰서 존중해 주는 모습이 남들 보기에도 참 좋은 법이다. 그런데 더러는 이런 집도 있다. "우리 집은 왜 이럴까요? 애들은 애들대로 버릇없이 제멋대로 굴지요. 아내는 아내대로 애들만 감싸고돌지. 완전히 뒤죽박죽이라니까요?" "그걸 몰라서 물어요? 애들이 누굴 닮았겠어요. 다 당신 못난 구석 닮아 그렇다고요." 흔히들 주고받는 부부들의 대화가 이렇다. 그..

낙빈왕(駱賓王)

거위 : 詠鵝(영아) 鵝鵝鵝(아아아) 거위야 거위야 거위야 曲項向天歌(곡항향천가) 굽은 목으로 하늘 향해 노래하네 白毛浮綠水(백모부록수) 흰 깃털은 초록 물 위에 떠 있고 紅掌撥清波(홍장발청파) 붉은 손바닥은 맑은 물결 퉁기네 * * * * * * * * * * * * * * * 《당재자전(唐才子傳)》이나 《당시기사(唐詩紀事)》등에 따르면 이 시는 낙빈왕이 7세 때 지은 시라 한다. 동시 같은 분위기에서 그 말을 어느 정도 믿게 된다. 첫 구가 묘미가 있다. 거위를 부르는 말로 우선 번역하였으나 거위가 노래하는 소리를 묘사한 것으로도 이해된다. 더욱 묘미가 있는 것은 이 시의 운자가 정지상의 과 같은 가(歌) 운목(韻目)에 속하는데, 아(鵝) 자도 이 운자를 맞췄다는 것이다. 거위의 특징이 구부러진 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