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1/01 4

소망(消亡)을 위한 소망(所望)

흐르는 곡은, Lou Christy - Saddle The Wind(바람에 실려) ​ * * * * * * * * * * * * * * 소망(消亡)을 위한 소망(所望) 高巖 원하옵고 바라 건데 온 산하를 푸르게 물들여놓고 가는 봄만 아니기를. 마른하늘아래 상심의 땅을 찢어놓는 된 가뭄이 아니기를. 서럽게 내리는 낙엽 위로 춤추며 오는 흰 바람이 아니기를. 뿌리째 뽑혀 동강 난 그루터기에 달린 고드름이 아니기를. 환희도 절망도 슬픔도 아픔도 소망(消亡)인 채로 간직하게 하소서.

찰스 시믹(Charles Simic)

이게 나일 수도 있겠지? 마을 쓰레기터에서 시침 분침 떨어져나간 자명종이 시끄럽게 울어댄다 ​ * * * * * * * * * * * * * * * 찰스 시믹(Charles Simic, 세르비아어: Душан Симић, 두샨 시미치로 발음; 1938년 5월 9일 ~ 2023년 1월 9일 향년 84세)은 Charles Simic으로 알려진 세르비아계 미국인 시인이자 The Paris Review의 공동 시 편집자였다. 그는 1963년 《세상은 끝나지 않는다》로 퓰리처상 시문학상을 수상했고, 1983년 《선정된 시》(1987-2007)와 1년 《끝없는 블루스》로 퓰리처상 최종 후보에 올랐다. 그는 2000년 미국시인아카데미 회장으로 선출되었다. 두샨 시미치(Dušan Simić)는 유고슬라비아 베오그라드에..

스스로 안다고 하는 어리석음

어리석은 맹인과 코끼리에 관한 우화가 있다. 앞이 보이지 않은 맹인 네 사람이 코끼리를 만져보고 제각기 다른 견해를 낸다. 다리를 만져본 사람은 코끼리가 기둥처럼 생겼다고 하고, 꼬리를 만진 사람은 빗자루 같다고 한다. 또 옆구리를 만진 사람은 벽처럼 생겼다고 하고, 코를 만져본 사람은 코끼리가 뱀처럼 생겼다고 우긴다. 서로 각자가 자기 생각이 옳다고 우기고 주장하다가 결국 싸움이 벌어지고, 그 싸움으로 인해 모두 죽게 됐다는 이야기다. 우리가 사는 세상의 한 단면과도 같다. 전쟁과 폭력으로 얼룩진 세계 정치가 그렇고 가깝게는 작고 사소한 다툼과 갈등들이 그렇다. 안다는 생각, 나만이 옳다는 생각 때문에 일어나는 것이다. 어려서부터 들어온 부모님의 생각과 살면서 익혀온 온갖 지식과 정보, 남들이 말한 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