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리석은 맹인과 코끼리에 관한 우화가 있다.
앞이 보이지 않은 맹인 네 사람이 코끼리를 만져보고 제각기 다른 견해를 낸다.
다리를 만져본 사람은 코끼리가 기둥처럼 생겼다고 하고, 꼬리를 만진 사람은 빗자루 같다고 한다.
또 옆구리를 만진 사람은 벽처럼 생겼다고 하고, 코를 만져본 사람은 코끼리가 뱀처럼 생겼다고 우긴다.
서로 각자가 자기 생각이 옳다고 우기고 주장하다가 결국 싸움이 벌어지고, 그 싸움으로 인해 모두 죽게 됐다는 이야기다.
우리가 사는 세상의 한 단면과도 같다.
전쟁과 폭력으로 얼룩진 세계 정치가 그렇고 가깝게는 작고 사소한 다툼과 갈등들이 그렇다.
안다는 생각, 나만이 옳다는 생각 때문에 일어나는 것이다.
어려서부터 들어온 부모님의 생각과 살면서 익혀온 온갖 지식과 정보, 남들이 말한 남의 생각들이 마치 자기 생각인 것처럼 착각을 해서 고집하고 주장하는데, '내가 안다'는 이 착각만큼 어리석고 위험한 생각은 없다.
'내가 모르는 줄 안다'는 어느 철학자의 말처럼, 생각이 일어나기 이전에 늘 깨어있으면 지금 이 순간의 진실을 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