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명시/미국

콘래드 포터 에이컨(Conrad Potter Aiken)

높은바위 2024. 9. 26. 07:08

 

말다툼

 

갑자기, 말다툼 후에, 우리가 기다리는 동안,

낙담하여, 말없이, 고개를 떨구고, 눈꺼풀, 손가락 하나

꿈쩍 않고, 둘 다 절망하여, 하지만 서로를 갈라놓은 말을

도로 주워 담을 불가능한 희망을 품으며,

 

우리 주위에 방 안의 침묵이 깊어지고, 깊어지며,

우리 각자가 곰곰이 생각하는 동안,

어떻게, 나뭇잎 떨어지는 작은 소리처럼, 어둠이 내렸고,

그리고 두 연인이 다투게 되었는지를,

 

그리고, 침묵 속에서, 내가 너의 깊은 아름다움에 경탄하고 있을 동안 -

, 슬프게도 - 너의 비극적 아름다움이여,

마치 창백한 꽃이 분별없는 참새에 의해 꺾이듯이 상처 입은 -

가엾게 여겨지고, 사랑받고, 그리고 이제 버림받은 아름다움이여,

 

바로 그때이네, 어둠이 가장 짙게 드리우는 그 순간, -

믿음이 희망과 함께 사라지고, 비가 우리 가슴속 현에

잿빛 아르페지오 1을 울리려고 음모를 꾸밀 때, -

사랑이 감히 엄두를 못 내고, 거의 욕망을 상실했을 때,

 

바로 그때이네, 갑자기 이웃집 거실에서

음악이 연주되기 시작한 것은, 힘찬 현악 사중주가,

고요함을 깨고, 우리의 침묵을 깨고,

마치 불굴의 생명의 가슴이 노래하듯이

 

모든 것을 잃었을 때, 그리고 우리는 우리의 슬픔에 놀라,

우리의 비탄보다 더 신성한 비탄에 사로잡혀,

기억하는 눈을 들어, 서로를 바라보았네,

기쁨의 눈물이 눈앞을 가렸네, 또 하나의 잎이

 

첫 번째 잎처럼 말없이 떨어졌네, 곧바로

어둠은 사라졌고, 우리의 다툼은 의미가 없어졌네,

우리는 천사의 목소리 같은 음악을 들으며, 일어섰네,

난 네 손을 잡았고, 우린 말없이 키스했네.

 

* * * * * * * * * * * * * * *

 

The quarrel

 

Suddenly, after the quarrel, while we waited,

Disheartened, silent, with downcast looks, nor stirred

Eyelid nor finger, hopeless both, yet hoping

Against all hope to unsay the sundering word:

 

While all the room's stillness deepened, deepened about us

And each of us crept his thought's way to discover

How, with as little sound as the fall of a leaf,

The shadow had fallen, and lover quarreled with lover;

 

And while, in the quiet, I marveled - alas, alas -

At your deep beauty, your tragic beauty, torn

As the pale flower is torn by the wanton sparrow -

This beauty, pitied and loved, and now forsworn;

 

It was then, when the instant darkened to its darkest, -

When faith was lost with hope, and the rain conspired

To strike its gray arpeggios against our heartstrings, -

When love no longer dared, and scarcely desired:

 

It was then that suddenly, in the neighbor's room,

The music started: that brave quartette of strings

Breaking out of the stillness, as out of our stillness,

Like the indomitable heart of life that sings

 

When all is lost; and startled from our sorrow,

Tranced from our grief by that diviner grief,

We raised remembering eyes, each looked at other,

Blinded with tears of joy; and another leaf

 

Fell silently as that first; and in the instant

The shadow had gone, our quarrel became absurd;

And we rose, to the angelic voices of the music,

And I touched your hand, and we kissed, without a word.

 

* * * * * * * * * * * * * * *

 

* 콘래드 포터 에이컨(Conrad Potter  Aiken, 1889년 8월 5일 ~ 1973년 8월 17일) 미국의 시인, 소설가, 비평가이다.

조지아 주 서배너(Savannah, Georgia)에서 태어났다.

어렸을 때인 1901227, 의사인 아버지가 아내를 죽이고, 자신도 자살한 사건 때문에 엄청난 정신적 외상을 입는다.

11세부터 증고모의 양육을 받으며 매서추세츠 주에서 자란다.

하바드 대학 다닐 때는 T. S. 엘리엇의 급우였다.

기자 생활을 하면서 글쓰기에만 전념하여 평론과 시를 썼다.

1914년에 시집 Earth Triumphant를 내어 시인으로 등단한다.

1921년 영국의 서섹스 주 라이(Rye, Sussex)로 거처를 옮긴 뒤, 영국과 미국을 왔다 갔다 하는 생활을 한다.

결혼은 세 번하였다.

 

1930Selected Poems로 퓰리처 상을 수상한다.

소설은 주로 20-30년대에 발표하였다.

1962년부터는 서배너로 돌아와 살다가 19738월에 그곳에서 죽었다.

그는 1956년에 퓰리쳐 상, 전미도서상, 볼링거 상을 받았고, 1958년에 미국학술원상, 1969년에 전미문학훈장을 받았다.

모더니스트 시인들과 교류하며 그들의 영향을 많이 받았으나, 전반적으로는 전통적인 서정시를 더 많이 썼다고 할 수 있다.

저서로는 시, 단편소설, 소설, 문학비평, 희곡, 자서전 등이 있다.

 

1973년 그는 노벨 문학상 후보에 올랐지만, 유일한 수상 기회가 주어지기 몇 달 전에 사망했다.

에이컨은 1973817일에 사망했으며, Wilmington 강 유역의 조지아 주 사바나에 있는 Bonaventure Cemetery에 묻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