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면서 모르면서 사용하고 있는 일본어의 잔재 가운데서 가장 흔히 쓰고 있는 '내지(乃支)'란 말이 있습니다.
이 '내지(乃支)'란 단어는 '곧 내(乃)', '이를 지(支)'로 '곧 이른다'는 뜻이고, '무엇에서 무엇까지를 나타낼 때' 주로 사용하는 말입니다.
그리고, 우리말 '-이나', '또는', '-하거나'를 대신하여 종종 사용되기도 합니다.
"사실 기업 박람회에 참여하는 재벌 기업들은 정부의 지명에 의하여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참가하는데, 백 50억 내지 2백50억 원의 자금이 투입되는데 대하여 적지 않은 불만이다."
여기서 '백 50억 원 내지 2백50억 원의 자금이 투입되는데'에서 '내지'를 빼고 바르게 고쳐 보면, '백 50억에서 2백50억 원의 자금이 투입되는데'로 해야 합니다.
"물론, 당국의 그와 같은 수사가 과학적인 수사 능력의 부족이나 범죄 추적의 집념 부재 탓인지 항간에 떠도는 권력 집단의 관련설 내지는 수사과정에 대한 외부 압력 탓인지"
이 가운데서 '권력 집단의 관련설 내지는 수사과정에 대한 외부 압력 탓인지'에서의 '내지'는 '-이나'라든지 '또는'으로 사용된 경우입니다.
그러니까, '권력 집단의 관련설이나 수사과정에 대한 외부 압력 탓인지'로 해야 옳습니다.
이 밖에 이 '내지'가 많이 사용되는 경우는 '숫자와 숫자' 사이입니다.
'사과 한 개 값이 300원 내지 800원 하던 것이 500원 내지 1000원으로 올랐다.'
이 문제 거리인 '숫자와 숫자' 사이의 '내지'를 빼고 바르게 바꿔서 '사과 한 개 값이 300원에서 800원 하던 것이 500원에서 1000원으로 올랐다.'로 말하는 것이 훨씬 낫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