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현대시와 시어(詩語)/ㅋ 38

칼잠

좁은 공간에서 몸을 칼날처럼 모로 세워 매우 불편하고 고통스럽게 자는 잠. 그가 잃은 사랑 눈 먼 자의 슬픔으로 떠돌 때사람들은 새끼처럼 꼬여 칼잠을 자고꿈 속 어느 갈피 짬에서 그를 만날 수 있었네 (전연옥, '안개', "불란서 영화처럼", p. 40) 눈 속에 파묻히고신문지 한 장에 덮인 칼잠바람에 찬바람에 몇 번이나 뒤집혀도끝내 마음속 간직하던 것꽃다지, 그 많은 눈물로 다짐하던희망의 말 꽃다지, 그 노래 (박영근, '김미순傳전', "김미순전", p. 110)

칼새

칼새과의 여름 철새. 제비와 비슷하게 생겼는데 좀 크고 전체적으로 어둡게 보이며 허리에 하얀 띠가 있다. 날개가 길고 뾰족하여 칼모양임. 명매기. 발목이 빠진 채 논두렁을 걸으면 날으는 칼새, 지친 나의 한 마리 (박태일, '丑山港축산항 · 2-12月월', "그리운 주막", P.35) 칼새들은 마른 나무의 끝을 쪼고, 그대는 그대의 앙가슴팍을 쪼며 스스로 피흘릴 것이다. (김용범, '金김마리아傳전', "잠언집", P. 55) 칼새의 自由(자유)에 대하여 생각하고 있다. 칼새의 칼과, 그의 날개와 날개의 줄과 힘줄과.······(중략)······ 칼새는 죽고 죽은 새는 더 많은 새들로부터 자유스러워진다. (김용범, '칼새에 관한 硏究연구 · 1', "비옷을 입은 천사", p. 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