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현대시와 시어(詩語)/ㅋ

칼잠

높은바위 2024. 5. 12. 07:23

 

좁은 공간에서 몸을 칼날처럼 모로 세워 매우 불편하고 고통스럽게 자는 잠.

 

그가 잃은 사랑 눈 먼 자의 슬픔으로 떠돌 때

사람들은 새끼처럼 꼬여 칼잠을 자고

꿈 속 어느 갈피 짬에서 그를 만날 수 있었네 (전연옥, '안개', "불란서 영화처럼", p. 40)

 

눈 속에 파묻히고

신문지 한 장에 덮인 칼잠

바람에 찬바람에 몇 번이나 뒤집혀도

끝내 마음속 간직하던 것

꽃다지, 그 많은 눈물로 다짐하던

희망의 말 꽃다지, 그 노래 (박영근, '김미순傳전', "김미순전", p. 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