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0/04 3

아드리안 세실 리치(Adrienne Cecile Rich)

지붕 이는 사람 반 정도 짓다 만 집들 너머로 밤이 오고 있다. 목수들이 지붕 위에 서있다. 망치질을 마친 후의 고요한 시간 도르래는 느슨하게 멈추어 있다. 경사진 지붕 바닥 위의 거인들, 지붕 이는 사람들 그들의 머리 위에서 막 부서지려고 하는 어둠의 물결, 사람들의 모습들이 커다랗게 확대되어 지나가고 불타는 바닥 위에 그림자를 던지는 하늘은 찢긴 돛이다. 지붕 위에 있는 그들이 나는 좋다. 노출되어 실물보다 더 큰 몸으로 내 목을 꺾어버리기 때문에. 무한정의 힘을 들여 내가 그 아래서 살 수 없는 지붕을 얹는 것이 가치 있는 일일까? -그 모든 설계도 공백을 메우고 자로 재고, 계산하는 일들도? 내가 택하지도 않았던 인생이 나를 택했다. 내 연장들 마저 내가 해야 할 일에 맞지 않는 것이다. 나는 가..

하루에 한 가지 친절과 배려를

미국에 '보이스카웃'이 생기게 된 유래가 있다. 어느 한 미국인 사업가가 사업차 영국 런던을 방문할 일이 있었다. 눈앞을 분간할 수 없을 정도로 짙게 낀 안개 때문에, 위험에 처하게 된 것이다. 때마침 나타난 한 소년의 도움으로 겨우 살아날 수 있었는데, 그 소년의 친절이 너무 고마웠던 이 신사는 어떻게든 사례를 하고 싶었다. 그런데 사례금을 극구 사양하는 소년이 이렇게 말했다. "아뇨, 오히려 제가 도움이 될 수 있어서 감사했습니다. 정말 제가 도움이 됐다면, 다른 사람에게 그 친절을 돌려주시면 고맙겠습니다." 당시 영국 보이스카웃 단원이었던 그 소년의 말에 감동을 받은 이 사업가는, 곧 미국으로 돌아가 '미국 보이스카웃'을 만들게 됐다. 사랑과 자비가 따로 없다. 어떻게 보면 우리가 늘 사랑과 자비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