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명시/이탈리아

체사레 파베세(Cesare Pavese)

높은바위 2023. 3. 20. 05:32

 

아침이면 당신은 언제나 돌아온다

 

새벽의 여명은

텅 빈 거리들 끝에서

당신의 입으로 호흡한다.

당신의 눈은 회색빛,

어두운 언덕 위

새벽의 달콤한 이슬방울.

당신의 걸음과 당신의 숨결은

새벽의 바람처럼

집들을 뒤덮는다.

도시는 전율하고,

돌들은 냄새를 풍긴다-

당신은 삶, 깨어남.

 

새벽의 빛 속에

사라진 별,

산들바람의 서걱거림.

따스함, 호흡

밤은 끝났다.

 

당신은 빛, 당신은 아침.

 

 * * * * * * * * * * * * * *  

 

* 체사레 파베세(Cesare Pavese, 1908년 ~ 1950년)는 이탈리아의 소설가 · 시인이다.

북부 이탈리아의 피에몬테 주(州) 산토 스테파노 벨보 마을에서 출생하였다.

베르보 강(江)은 구릉을 누비며 포 강(江)으로 빠져 토리노 시(市)를 관류하고 있다.

이러한 구릉(丘陵), 강, 도회지 등이 작품의 배경으로 일관되어 있다. 

토리노 대학을 졸업한 후 고교 교사와 <문화>지(誌)의 편집을 하는 한편 현대 영미 문학을 다수 소개 또는 번역했다.

특히 조이스나 포크노로부터는 수법상의 영향을 받은 바가 크다.

1935년 반(反) 파쇼 활동으로 인하여 남 이탈리아에서 옥살이를 하였다.

처녀작 <너의 고향>(1941)은 최초의 네오리얼리즘 문학이라 인정되었으며 그 후에도 더럽혀진 목숨, 자살의 유혹, 좌절된 사랑 등 신화와 현실과의 교착(交錯)을 주제로 하여 독자적인 서정 세계를 구축하였다.

그리고 <아름다운 여름>(1949)으로 스토레가상(賞)을 받는 등, 작가로서 크게 성공한 후 소설의 주인공과 같은 숙명에 처해 토리노의 한 호텔에서 자살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