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명시/중국

진자앙(陳子昻)

높은바위 2015. 6. 9. 09:52

 

 

                 감우(感遇)

 

蘭若生春夏(난약생춘하)           난초와 두약은 봄 여름에,

芊蔚何靑靑(천울하청청)           파릇파릇 또 푸릇푸릇.

 

幽獨空林色(유독공림색)           외진 숲에 홀로 선 빛깔,

朱蕤冒紫莖(주유모자경)           빨간 꽃술, 자줏빛 줄기.

 

遲遲白日晩(지지백일만)           느릿느릿 저무는 하얀 해,

嫋嫋秋風生(뇨뇨추풍생)           산들산들 이는 가을바람.

 

歲華盡搖落(세화진요락)           흔들려 다 떨어진 봄이여,

芳意竟何成(방의경하성)           꽃의 뜻은 필경 어찌 되었나!

 

 

 

* 진자앙(陳子昻 : 659 추정(661)-700(702))은 당나라 초기 재주(梓州) 사홍(射洪) 사람. 자는 백옥(伯玉)이고, 진원경(陳元敬)의 아들이다.

젊어서는 임협(任俠)으로 활동하다가 나중에 독서에 매진했다.

광택(光宅) 원년(684) 진사에 급제했다.

시정(時政)에 대해 상소한 것이 측천무후(則天武后)의 마음에 들어 인대정자(麟臺正字)에 오르고, 우습유(右拾遺)로 옮겼다.

무유의(武攸宜)를 따라 거란(契丹) 정벌에 나서 서기(書記)를 관장해 군중(軍中)의 문한(文翰)을 모두 맡았다.

 

성력(聖曆) 원년(698) 늙은 아버지를 봉양하고자 퇴직하고 얼마 뒤 부친상을 당했다.

무삼사(武三思)가 사홍현령(射洪縣令) 단간(段簡)의 죄상을 엮으면서 그 또한 무고하게 투옥되었고, 억울하게 옥중에서 죽었다.

 

진자앙은 초당(初唐)을 휩쓸던 육조(六朝)의 기교주의를 배격하고, 개인의 생명과 감정을 시에 부여하여 성당(盛唐)의 개화(開花)를 가져오게 한 선구적인 시인이다.

한위(漢魏)의 풍골(風骨)을 중히 여겨 강건중후(剛健重厚)한 시를 지음으로써 시풍 전환에 커다란 영향을 끼쳤다.

위(魏)의 완적(阮籍)의 <영회(詠懷)> 82수를 이어받았고, 또한 성당의 이백(李白)의 <고풍(古風)> 59수도 그 영향을 받아 만든 것이라 한다.

저서에 『진백옥문집(陳伯玉文集)』 10권이 있다.

 

대표작 「감우(感遇)」 38수는 시세(時世)에 대한 감개를 어두운 필치로 읊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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