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명시/중국

왕발(王勃)

높은바위 2015. 6. 7. 08:58

 

 

                 산중(山中)

 

長江悲已滯(장강비이체)          큰 강은 슬픔에 막혔거늘

萬里念將歸(만리념장귀)          만리 밖에서 돌아갈 생각

況屬高風晩(황속고풍만)          더구나 높은 바람이 이는 저녁이니,

山山黃葉飛(산산황엽비)          산과 산에 누런 잎이 날리네.

 

 

 

* 왕발(王勃 : 650-676)은 자(子)가 자안(子安)이며, 강주(絳州) 용문(龍門 = 현 산서(山西) 직산(稷山)) 사람이다.

6세 때부터 문장을 쓸 만큼 뛰어난 재주가 있었으나, 교지령(交趾令)으로 좌천해 간 아버지를 찾아 배를 타고 가다가 27세 때에 강물에 빠져 요절하였다.

 

왕발은 수의 유명한 학자 왕통(王通)의 손자이며, 시인 왕적(王績)의 조카로 시문에 뛰어났다.

왕발은 찬란한 당시(唐詩)의 선구자의 한 사람이었다.

육조(六朝)의 탐미적인 유풍을 완전히 벗어나지는 못했으나, 그의 악부체(樂府體)의 짧은 시는 소박한 가운데 시인의 진실한 감정을 잘 나타낸 걸작들이다.

 

특히 그의 「등왕각서(呻王閣序)」는 변체(騈體) 산문으로, 당대 변문의 대표일 뿐만 아니라 백세에 전해질 불후의 가작이다.

전해 오는 그의 시가 많지 않으나, 5언시 30여 수는 나름대로의 시의 높은 경지를 개척하고 있다.

 

다음 「산중(山中)」은 고종인 이치(李治)의 아들이 투계(鬪鷄)를 좋아하자, 이를 풍자하여 「격영왕계문(檄英王鷄文)」이란 글을 지었는데, 고종의 미움을 사 관직을 박탈당한 뒤 강가에 노닐 때에 여수를 읊었던 것으로 여겨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