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딘가에서 누군가가
어딘가에서 누군가가
너를 향해 전속력으로 달려오고 있다.
믿을 수 없는 속도로
낮과 밤을 여행해
눈보라와 사막의 열기를 뚫고
급류를 건너고
좁은 길들을 지나.
하지만 그는 알까,
어디서 너를 찾을지.
그가 너를 알아볼까,
너를 보았을 때.
너에게 건네줄까,
너를 위해 그가 갖고 있는 것을.
* * * * * * * * * * * * * *
* 존 로렌스 애쉬베리(John Lawrence Ashberry, 1927년 7월 28일 ~ 2017년 9월 3일)는 미국의 시인이자 미술 비평가이다.
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 시에는 샌프란시스코 중심의 ‘비트 시’(Beat Poetry), 보스턴 중심의 이른바 ‘고백 시’(Confessional Poetry), 노스캐롤라이나 중심의 ‘블랙마운틴 시’(Black Mountain Poetry) 등 다양한 시파(詩派)가 등장하였다.
마이어즈(John Bernard Myers)는 당시 뉴욕을 중심으로 전위적인 시를 쓰는 일군의 시인들, 즉 애쉬베리(John Ashbery), 코크(Kenneth Koch), 오하라(Frank O'Hara), 슐러(James Schuyler), 게스트(Babara Guest) 등을 ‘뉴욕 시파’(New York School)라고 불렀는데, 이들은 1940년대와 1950년대의 뉴욕의 추상화가들이 사실주의보다는 표현주의적 추상주의의 기법을 즐겨 쓰는 것을 보고, 이것을 시에 응용하려고 실험한 시인들이었다.
이 시파 중의 대표적인 시인인 존 애쉬베리(John Ashbery, 1927- )의 시 중에는, 전통적인 시법으로 쓰인 것도 있지만, ‘유기적 시’(organic poetry)의 전통을 무너뜨리는, 파격적인 시도 있다.
이런 시는 기존의 공식화(formulation)나 이디엄을 거부하는가 하면, 심지어는 인칭대명사나 어구(phrase)의 지시 대상마저 흐려 놓는다.
이런 방법은 미술의 추상적, 혹은 초현실적 기법과 비슷하며, 다양하면서도 종잡을 수 없는 주제와 언어, 느슨하면서도 정돈되지 않은 통사, 빗발치는 단편적 인상과 기억, 수시로 주제를 벗어나는 이야기, 앞의 내용을 끝없이 수정하는 지리멸렬한 문체 등으로, 독자들에겐 당혹감을 준다.
이런 어려움 때문에, 우리나라엔 주로 엘리엇까지 가르치고 연구하여, 그의 시가 많이 소개되지 않은 형편에 있고, 연구도 시집 한 권 중심으로 단편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그는 엘리엇 이후 가장 대표적인 미국 시인 중의 한 사람으로 꼽히며, 그의 시법은 다음 세대에 이어지고 있기 때문에 그의 시는 미국시 연구에서는 빠져서는 안 될 부분이다.
애쉬베리는 1956년 ‘예일청년시인’(Yale Younger Poets)으로 선정되어 출판한 첫 시집 『몇 그루 나무』(Some Trees)를 시작으로 2007년의 『공중에서 온 쪽지: 후기 시선집』(Notes from the Air: Selected Later Poems)까지 반세기 동안 수십 권의 시집, 시론집, 드라마, 시평론집, 미술평론집, 번역시집 등, 방대한 창작과 저술을 하여, 시뿐만 아니라 탄탄한 이론적 실험적 토대도 가지고 있다.
애쉬베리의 시는 앞에서 이야기했듯이 고정된 주제나 시형 속에 안정된 상태로 있는 것이 아니라, ‘흐르고’ 있고, 시적 규범에 ‘넘쳐나고’ 있고, 주제에서 벗어나거나 모순되는 언설도 많다.
애쉬베리는 그의 시대에 가장 영향력 있는 미국 시인으로 여겨진다.
애쉬베리는 20권 이상의 시집을 냈고, 1976년 그의 모음집 ' 볼록 거울 속의 자화상'으로 퓰리처상을 비롯하여, 거의 모든 주요 미국 시(詩)상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