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어가는 이야기

다른 사람에게 너그러워지는 것

높은바위 2023. 3. 14. 06:55

 

나이가 들수록 마음이 너그러워져야 할 것 같은데 그렇지 않을 때가 더 많다.

경험도 쌓이고 나름대로 살아가는 원칙이 생겨서 눈에 거슬리는 일들이 오히려 많아진다.

 

"하여간 요즘 젊은 사람들은 예의가 없다니까."

이렇게 젊은 사람들의 행동이 자꾸 못마땅해지기도 하고,

"아니 요즘엔 옳고 그른 것도 없나 다들 자기 마음대로 하네."

이렇게 자신의 기준에 비추어서 사람을 평가하게 된다.

 

나이가 들면 노안도 오고 귀도 약해지지만 반대로 마음의 눈과 귀는 더 예민해지는 법이다.

잔소리가 느는 것도 그 때문일 것이다.

 

예전에 성철스님의 제자였던 분 가운데 도예를 하시는 분이 있다.

이 조각가는 눈도 하나, 귀도 하나, 입은 반만 있는 도예품 수백여 점을 사람들에게 나눠 주었다.

그 이유는 나쁜 것은 보지도 말고, 듣지도 말고, 나쁜 말은 하지를 말라는 성철큰스님의 가르침을 형상한 것이기 때문이다.

 

"눈이 밝은 사람은 오히려 장님과 같으며

귀가 밝은 사람은 오히려 귀머거리와 같으며

지혜로운 사람은 오히려 어리석은 사람과 같으며

강한 사람은 오히려 약한 사람과 같다." - 장로게경(長老偈經)