퀴리 부처가 라듐의 존재를 공표하고 순수한 라듐을 만들어 낼 때까지 4년의 세월이 소비되었다.
그동안 마리 퀴리는 남편과 함께 비가 새는 창고 같은 실험실에서 연구를 계속했다.
그러나 마리의 일은 연구소에서의 일에 그치지 않고 식사 준비, 빨래, 애 기르는 것 등 주부로서의 일이 산적했다.
과학자인 동시에 주부임을 자각하고 있던 마리는 이 바쁜 일상생활이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있었으니 무엇보다도 남편 피에르 퀴리의 애정이 큰 힘이 되어 주었다.
그 사실은 마리가 자기 언니에게 쓴 편지 속에 쓰여있다.
"나는 남이 생각하고 있는 것 이상으로 좋은 남편을 갖고 있어 행복합니다.
정말 이렇게 좋은 남편을 만나게 되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는데 하늘에서 복을 내려 주신 것입니다.
같이 살면 살수록 우리들의 애정은 두터워지고 있습니다."
아버지도 아니고 오빠도 아닌
아버지와 오빠 사이의 촌수쯤 되는 남자
내게 잠 못 이루는 연애가 생기면
제일 먼저 의논하고 물어보고 싶다가도
아차, 다 되어도 이것만은 안 되지 하고
돌아누워 버리는
세상에서 제일 가깝고 제일 먼 남자
이 무슨 원수인가 싶을 때도 있지만
지구를 다 돌아다녀도
내가 낳은 새끼들을 제일로 사랑하는 남자는
이 남자일 것 같아
다시금 오늘도 저녁을 짓는다
그러고 보니 밥을 나와 함께
가장 많이 먹는 남자
전쟁을 가장 많이 가르쳐준 남자
- 문정희 시(詩) '남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