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바른 글

'나란한' 노들길?

높은바위 2022. 9. 24. 18:40

 

명절 연휴나 본격적인 가을 단풍철이면 자동차들의 정체가 시작되며 전국 고속도로 곳곳에서 수도권 방면 정체가 절정에 이르죠.

교통방송 인터넷 홈페이지에 오른 사연 가운데 한 가지를 소개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매일 같이 출퇴근길에 듣는 교통방송의 교통 정보 정말 유익합니다.

이른 아침부터 늦은 저녁까지 애쓰시는 관계자 여러분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그런데 한 가지 아쉬운 점은, 현장에서 교통 상황을 전해주는 리포터들의 표현법 중에 어법에 맞지 않는 점이 간혹 있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나란히 하는 노들길, 차량이 늘어나기 시작했습니다." 같은 것인데, 이것은 "나란한 노들길"이라고 표현해야 옳지 않을까요?

'나란하다'는 형용사가, '길'이라는 명사를 꾸밀 때는 형용사의 어근 '나란''한'이라는 어미가 붙어야 하지 않나요?>

 

말씀하신 대로 '나란하다'의 형용사는 '나란한'입니다.

'나란히'는 부사인데요.

'나란히'를 쓰려면 '나란히 있는 노들길' 또는 '나란히 가는 노들길' 같은 표현이 어울리겠죠.

따라서 '나란히 하는'이라는 표현은 적절하지 않습니다.

 

이처럼 방송을 듣다 보면 전혀 어울리지 않고, 적절치 않은 표현을 들을 수가 있는데요.

정체가 심할 때 간혹 '차가 막힌다, 길이 밀린다'는 표현을 들으신 적이 있을 겁니다.

 

하지만 이것 역시 잘못된 표현이죠?

또 잘못된 표현인 것을 알면서도 자주 쓰다 보니까 생활 속에서 굳어져 버렸는데, 길이 막히면 막혔지, 차가 막히는 법이 없는데도 많은 분들이 이렇게 '차가 막힌다'는 표현을 쓰고 있습니다.

이럴 때는 '차가 밀린다'라고 해야겠지요?

 

'길이 밀린다'는 것을 땅굴, 수도관, 목구멍 따위가 가득 차서 막혔다고 말하는 것처럼 '길도 막힌다'라고 해야 올바른 표현입니다.

 

방송을 듣다 보면, 어법도 엉망이고 말도 안 되는 말을 쓰는 사람들을 만날 수가 있는데요.

이럴 때는 저 위의 청취자 사연처럼 바로 청취자 여러분이 충고해서 바로 잡을 수 있도록 해야 되겠고, 무엇보다 방송에 임하는 분들의 우리말 표현의 자세가 중요하다고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