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는 곡은, 김도훈 - 숨 * * * * * * * * * * * * * * * 가족(家族) 古岩 이명신 나도 한때 남부럽지 않은 때가 있었다. 한여름 바다로 산으로 돌더니 나를 놔두고 가족들이 떠났다. 이글거리는 태양 아래 달궈진 아스팔트 국도(國道)를 가족의 자동차를 따라 죽어라 뛰었다. “주인님 같이 가요.” 싸늘한 에어컨의 물방울 자국만 남기고 그들은 그렇게 떠났다. 그 먼 곳을 찾아갈 수 없었다. 이렇게 떠돌아다니며 쓰레기 봉지를 뒤지며 밤에는 들로 산으로 도망 다녔다. 가을이 오고 겨울이 왔다. 어느덧 가족은 밤하늘의 먼 별로 사라지고 서러운 내 울음소리는 밤공기를 가르며 하늘로 하늘로 퍼져갔다. 찬 이슬을 덮고 풀벌레 소리를 들으며 잠들었다. ‘왜 나를 버렸을까?’ 지나간 행복하고 즐거웠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