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명시/프랑스

자끄 프레베르(Jacques Prevert)

높은바위 2023. 5. 1. 06:24

 

아침 식사

 

그이는 잔에

커피를 담았지

그이는 커피잔에

우유를 넣었지

그이는 우유 탄 커피에

설탕을 탔지

그이는 작은 숟가락으로

커피를 저었지

그이는 커피를 마셨지

그리고 그이는 잔을 내려놓았지

내겐 아무 말 없이

그이는 담배에

불을 붙였지

그이는 연기로

동그라미를 만들었지

그이는 재떨이에

재를 털었지

내겐 아무 말 없이

나는 보지도 않고

그이는 일어났지

그이는 머리에

모자를 썼지

그이는 비옷을 입었지

비가 오고 있었기에

그리고 그이는

빗속으로 가버렸지

말 한마디 없이

나는 보지도 않고

그래 나는 두 손에

얼굴을 묻고

울어버렸지

 

* * * * * * * * * * * * * * *

 

* 자크 프레베르(Jacques Prévert, 1900년 2월 4일 ~ 1977년 4월 11일)는 프랑스의 시인이자 영화 각본가였다.

그의 시는 프랑스어 세계, 특히 학교에서 매우 유명했고 지금도 그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그가 쓴 영화 가운데 몇 가지는 사상 최고의 영화 가운데 하나로 여겨지는 천국의 아이들과 더불어 매우 잘 알려져 있다.

이브 몽탕이 부른 유명한 샹송 '고엽'의 작사자이기도 하다.

 

프레베르는 뉘이 쉬르 센에서 태어나 파리에서 자랐다.

1차 교육을 이수하여 Certificat d'études를 받은 뒤, 그는 학교를 그만두고, 파리의 주요 백화점 봉 마르셰(Le Bon Marché)에서 일했다.

1918년에 병역 요청을 받아 전쟁 이후 그는 프랑스를 위해 근동으로 보냄을 받았다.

 

사회에 대한 희망과 감상적인 사랑에 관한 발라드를 주로 썼다.

또한 특히 1930, 1940년대에는 당대 최고의 시나리오 작가로 활동하기도 했다.

1925~29년에 초현실주의 작가 로베르 데스노스, 이브 탕기, 루이 아라공, 앙드레 브르통 등과 활동을 같이하면서 오랜 전통의 구전시를 초현실주의 풍의 '노래시'라는 형식으로 만들어서 매우 큰 인기를 얻었다.

〈말 Paroles〉(1945)에 수록된 작품들 중 여러 편은 조제프 코스마에 의해 곡이 붙여짐으로써, 젊은 청중들로부터 폭넓은 호응을 얻었다.

그의 작품 중 고엽〈Les Feuilles mortes〉은 너무나도 널리 알려져 있다.

 

젊은이들은 프레베르의 반교회적·무정부적·우상파괴적 어조와 유머를 좋아했다.

그는 인간의 어리석음과 위선, 전쟁에 대해 신랄한 비판을 가하는 한편, 거리와 지하철을 메운 연인들과 소박한 마음, 그리고 어린아이들을 노래했다.

그중 가장 유명한 것이 〈프랑스 파리에서의 가면 만찬회 묘사의 시도 Tentative de description d'un dîner de têtes à Paris-France〉(1931)이다.

그는 독자를 스스럼없이 사로잡는 소박한 묘사에 능했으며, 자유시, 불규칙한 시행, 간혹 사용되는 각운, 말장난, 일부러 무질서하게 늘어놓는 말의 폭포, 열거, 반어 등 여러 기법을 사용했다.

 

그는 또한 정치적으로 투쟁적인 극작가들을 위해서도 글을 썼으며, 그들과 함께 소련을 방문(1933) 한 적도 있다.

우수한 영화 대본도 여러 편 썼는데 그중 가장 뛰어난 것들로는 마르셀 카르네 감독의 〈이상한 이야기 Drôle de drame〉(1937)·〈밤의 방문객들 Les Visiteurs du soir〉(1942)·〈인생유전 Les Enfants du paradis〉(1944) 등이다.

대표 시집으로는 〈이야기들 Histoires〉(1946)·〈정경 Spectacle〉(1951)·〈봄의 대무도회 Grand bal du printemps〉(1951)·〈런던의 매혹 Charmes de Londres〉(1952)·〈이야기들, 그리고 또 다른 이야기들 Histoires et d'autres histoires〉(1963)·〈사물, 기타 Choses et autres〉(1972)를 꼽는다.

 

그는 1977년 4월 11일 Omonville-la-Petite에서 폐암으로 죽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