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7. 玩 花 衫
조 지 훈
-- 木月에게
차운산 바위 우에 하늘은 멀어
산새가 구슬피 울음 운다.
구름 흘러가는
물길은 七百里
나그네 긴 소매 꽃잎에 젖어
술 익는 강마을의 저녁 노을이여.
이 밤 자면 저 마을에
꽃은 지리라
다정하고 한 많음도 병이냥 하여
달빛 아래 고요히 흔들리며 가노니 ……
1946. 상아탑
* ‘木月에게’라는 부제가 붙은 시로, 유랑하는 나그네의 다정다한을 노래하고 있다. 한국적인 서정이 넘치는 전원을 배경으로 꽃을 완상하기 위해 길을 나선 나그네는 현실과 일정한 거리를 가지는 인물로, 사라진 예 것에 대한 그리움을 간직하고 있다. 시간의 경과와 공간의 이동을 쓸쓸하고 외로운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