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현대시 감상

97. 玩 花 衫

높은바위 2005. 7. 18. 06:10
 

97. 玩 花 衫

 

                                 조 지 훈

            -- 木月에게

 

  차운산 바위 우에 하늘은 멀어

  산새가 구슬피 울음 운다.


  구름 흘러가는

  물길은 七百里


  나그네 긴 소매 꽃잎에 젖어

  술 익는 강마을의 저녁 노을이여.


  이 밤 자면 저 마을에

  꽃은 지리라


  다정하고 한 많음도 병이냥 하여

  달빛 아래 고요히 흔들리며 가노니 ……

 

                      1946. 상아탑

 

* ‘木月에게’라는 부제가 붙은 시로, 유랑하는 나그네의 다정다한을 노래하고 있다. 한국적인 서정이 넘치는 전원을 배경으로 꽃을 완상하기 위해 길을 나선 나그네는 현실과 일정한 거리를 가지는 인물로, 사라진 예 것에 대한 그리움을 간직하고 있다. 시간의 경과와 공간의 이동을 쓸쓸하고 외로운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