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8. 僧 舞
조 지 훈
얇은 紗 하이얀 고깔은
고이 접어서 나빌네라.
파르라니 깎은 머리
박사 고깔에 감추오고
두 볼에 흐르는 빛이
정작으로 고아서 서러워라.
빈 臺에 黃燭불이 말없이 녹는 밤에
오동잎 잎새마다 달이 지는데
소매는 길어서 하늘은 넓고
돌아설 듯 날아가며 사뿐이 접어 올린 외씨버선이여.
까만 눈동자 살포시 들어
먼 하늘 한 개 별빛에 모도우고
복사꽃 고운 뺨에 아롱질 듯 두 방울이야
세사에 시달려도 번뇌는 별빛이라
휘여져 감기우고 다시 접어 뻗는 손이
깊은 마음속 거룩한 합장이냥하고
이밤사 귀또리도 지새는 삼경인데
얇은 紗 하이얀 고깔은 고이 접어서 나빌네라.
1939. 문장
* 세속 고뇌의 종교적 승화를 주제로 하고 있는 작픔이다. 여승의 승무는 자기 정화의 의미를 함축한 제의적 몸짓으로 볼 수 있다. 1연부터 5연까지는 승무의 외면적인 인상 묘사에 치우쳐 있고, 6-7연은 외면 묘사에서 내면의 포출로 전환되고 있다. 8-9연에서는 내면 묘사에서 외면으로 향하면서 전반부의 배경과 심상으로 돌아가 시상이 마무리된다. 전체적으로 2음보와 4음보가 주조를 이루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