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어 버립시다
꽃을 잊는 것처럼 잊어 버립시다.
한때 세차게 타오르던 불을 잊듯이
영원히 영원히 아주 잊어 버립시다.
세월은 고맙게도 우리를 늙게 하오.
누가 만일 물으면 이렇게 말합시다.
그건 벌써 오래 전에 잊었노라고.
꽃처럼 불처럼, 또는 옛날 잊고 만
눈 속에 사라진 발자국처럼 잊었다고.
* 미국의 여류 시인인 사라 티즈데일(Sera Teasdale : 1884-1933)은 1884년 미국 세인트루이스에서 출생(出生)하였다.
어린 나이 때부터 시(詩)를 창작하였고, 이후 纖細(섬세)하고 감미(甘味)로운 서정시(敍情詩)로 널리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만성적(慢性的)인 신경쇠약을 비관(悲觀)하여 1933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처녀시집 <두스에게 보내는 소네트 외(外)(Sonnets to Duse and Other Poems)>(1907)를 비롯하여, <바다로 흐르는 강(Rivers to the Sea)>(1915), <사랑의 노래(Love Songs)>(1917, 컬럼비아대학교 문학상 수상), <불길과 그림자(Flame and Shadow)>(1920), <별난 승리(Strange Victory)>(1933) 등이 있다.
티즈데일의 시세계는 일상 생활을 애수 어린 시어로 표현하여 독자로 하여금 공감하게 하는 데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