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바른 글

'을씨년스럽다'의 유래

높은바위 2022. 12. 29. 06:33

 

휘날리는 만국기와 열띤 함성이 사라진 운동회가 끝난 저녁의 운동장, 한여름의 축제가 끝난 쓸쓸한 바닷가... 

이런 '스산하고 쓸쓸한 상황이나, 혹은 날씨나, 마음이 쓸쓸하고 흐린 상태를 나타내는 말'로 우리는 '을씨년스럽다'란 표현을 합니다.

 

여기에 쓰인 '을씨년'은 1905년 을사년에서 나온 말입니다.

'을사조약을 체결한 해'라는 데서 나온 말이지요.

을사년에 정부가 일본과 을사조약을 체결하게 되었는데 그 을사조약은 우리나라의 외교권을 강탈하고 내정간섭까지 가능하도록 만든 조약이었습니다.

을사조약이 체결되던 해에 우리나라는 일본의 식민지가 된 것이고, 이 때문에 국내의 분위기가 어수선하고 나라를 잃은 허탈한 슬픔에 잠겨있는 국민들이 많았습니다.

그런 분위기를 을사년의 분위기와 비교하여 '을사년스럽다'라고 했고, 그 말이 변화하여 '을씨년스럽다'라는 말로 변화한 것입니다.

 

'을씨년스럽다'는 말은 비속어가 아니며 표준어로 등재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