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옹고집'에서도 말씀드렸지만, 고집이 센 사람, 소통이 잘 안 되는 사람을 무엇이라 하는가요?
보통 '고집쟁이, 고집통, 고집통이'라 하고, 고집을 피우는 정도가 심하면 '옹고집쟁이, 황고집쟁이'라 하지요.
고집이 센 사람을 표현하는 말에는 이 단어들 말고도 '벽창호'가 있습니다.
'벽창호'는 고집이 센 사람뿐만 아니라 우둔한 사람을 말하기도 합니다.
또한 '완고해 말이 도무지 통하지 않는 사람'을 가리키기도 합니다.
현재 '벽창호'는 주로 말이 도통 통하지 않는 무뚝뚝한 사람을 지시하지만, "너 참 벽창호구나. 이제 고집 좀 꺾어라"는 문장에서 보듯 '고집이 센 사람'을 일차적으로 지시하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 말은 20세기 초 문헌에서야 발견되는데요.
사전으로는 '큰사전'(1950)에 처음 올라 있으며, '벽창우(碧昌牛)'에서 변한 말로
기술돼 있습니다.
'벽창우(碧昌牛)'라는 말도 '벽창호'와 마찬가지로 20세기 초 문헌에서야 발견됩니다.
그런데 '조선어사전' 1920년 판과 1938년 판에 올라 있는 것을 보면 당시에 꽤나 익숙한 단어였음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벽창우(碧昌牛)'는 본래 '평안북도 벽동(碧潼)과 창성(昌城)에서 나는 소'라는 뜻인데요.
두 지역에서 나는 소는 크고 억세어 부리기가 만만치 않다고 합니다.
그리하여 '벽창우(碧昌牛)'에 고집이 세거나 우둔한 사람, 완고해 도무지 말이 통하지 않는 사람이라는 비유적 의미가 생겨난 것이지요.
가치관이 제대로 박힌 사람이라도 성격이 '벽창호'가 따로 없다면 평판에 흠이 되기 마련인데, 살짝 비뚤어진 구석이 있는 사람이 '벽창호'이기까지 하다면 그야말로 '잘 모르고 무식한 사람이 신념을 가지면 무섭습니다'의 화신이나 다름없게 되어 주변에서 다가가기를 꺼리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