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정의 '야행'이란 소설을 보면 이런 말이 나옵니다.
"서름히 구는 아이를 그러다간 울릴 것도 같고 해서"
문맥상으로 보면 '서름히'란 말이 못되게 구는 아이를 얘기하는 게 아닌가 하고 생각해봤습니다만 이 '서름히'는 '남과 가깝지 못하여 서먹서먹하게'라는 뜻이라는군요.
그러니까 아주 서먹서먹한 사이를 표현할 때 '서름하다', '서름히 쳐다본다' 이렇게 표현하는 것이죠.
비가 오고 장마철만 되면 우리 손에서 쉽게 떠나지 않는 것, 뭡니까? '우산'이죠?
이 '우산'을 옛날에는 '비받이'라고 했다는군요.
옛날 어른들이 비가 오면 손주에게 '어서 비받이 가져오너라' 하고 소리쳤다는 어르신들의 증언도 있습니다.
'우산'보다 '비받이'라고 하니까 우리말 같고 정감이 가는 말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김성동의 '국수'를 읽어보면 이런 대목이 나옵니다.
"청수 한 대접 받쳐놓고 비나리를 하는 이씨 부인......"
좀 생소하지요?
이 '비나리'는 남사당패 놀이의 성주굿에서, 곡식과 돈을 상위에 받아 놓고 외는 고사 문서, 또는 그것을 외는 사람을 가리켜서 '비나리'라고 했다는데요.
'비나리'의 뜻을 말한다면 '앞길의 행복을 비는 말'을 뜻합니다.
앞길의 행복을 빌어줄 때 '비나리'한다고 한 거죠.
그래서 중요한 일이 있을 때 친구나 그 가족에게 '비나리'를 해달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지금 여러분도 주위에 중요한 일을 기다리고 있는 분들에게 '비나리'를 해보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