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쪽도 못쓴다'는 말 아시죠?
흔히 비어나 속어가 아닐까 생각하는 분도 계실지 모르겠는데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이 '쪽도 못쓴다'라는 말은 원래 씨름판에서 나왔습니다.
씨름판에서 상대에게 배지기로 들렸을 때, 자신의 발 등을 상대의 종아리 바깥쪽에 갖다 붙이면, 상대가 더 들지도 못하고 내려놓지도 못하고 힘은 힘대로 쓰면서 애를 먹게 됩니다.
민속씨름 선수들이 대결하는 모습을 상상하면 금방 아시겠죠.
바로 이런 기술을 '발 쪽을 붙인다'라고 합니다.
그래서 '발 쪽을 붙이는 기술을 쓰지도 못하고 졌을 때', '쪽도 못쓰고 졌다'라고 하는 겁니다.
이것이 지금은 말뜻이 조금씩 변해서 '상대해 보지도 못한 채 기가 눌려서 꼼짝 못 하는 것'을 가리키는 말이기도 합니다.
아직도 '쪽'이라는 낱말 때문에 '쪽도 못쓴다'가 혹 비어나 속어가 아닐까란 생각도 하신 분이 계신다면 다시 한번 말씀드리죠.
여기서 '쪽'은 '안쪽 바깥쪽'의 '쪽'자와 같은 의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