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가을로 접어들면 기온이 많이 내려가죠.
이렇게 추운 날엔, 따뜻한 음식이 생각나는데요.
그중에서도 할머니가 해주셨던 고소한 '눌은밥'이 먹고 싶습니다.
가마솥 가득히 밥을 지으시며, 손주들에게 줄 '누룽지'와 '눌은밥'을 만드시려고 부뚜막을 지키시던 할머니의 모습이 아련합니다.
얼마 전쯤에, 고급스러운 한식전문점에 갔습니다.
식사가 끝나갈 즈음, 종업원이 "누룽지 드릴까요?" 하더라고요.
배도 부르지 않고, 예전에 할머니께서 해주시던 누룽지 생각이 나서, 달라고 했더니, 바삭바삭한 누룽지가 아닌, 뽀얀 숭늉이 잘박한 눌은밥을 갖고 오는 것이었어요.
아마도 종업원은 '누룽지'와 '눌은밥'의 차이를 모르는 것 같았습니다.
여러분은 '누룽지'와 '눌은밥'의 차이를 알고 계신가요?
'솥바닥에 눌어붙은 밥'을 '누룽지'라 하고요, 그런 '누룽지에 물을 부어 불려서 긁은 밥'을 '눌은밥'이라고 합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면요.
'고소한 숭늉이 섞인 밥'을 '눌은밥'이라고 하고 '바삭바삭하게 씹히는 밥'을 '누룽지'라고 합니다.
'누룽지'의 명칭도 지방에 따라 다양한데요.
'누렁지'와 '가마치'가 있고요.
어느 지방에서는 '깜밥'이라고도 합니다.
그런데 '눌은'과 '눌었다'의 원형을 '눌다'로 잘못 알고 있는 사람들도 있는데요.
'눋다'가 표준어이고 '눌다'는 방언입니다.
예를 들어 보죠.
'밥이 눋는 냄새' 또는 '밥이 눋느라고 뽀지작 거리는 소리가 난다'처럼 사용할 수 있습니다.
다른 표현 한 번 알아보죠.
비빔밥을 먹을 때는 된밥이 제격인데요.
이때, '된밥'을 '꼬두밥'이라고 하시는 분들도 많으신데, '꼬두밥'은 방언이고요.
올바른 표현은 '고두밥'이 맞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