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바른 글

'노른자위'라면 '사족'을 못씁니다.

높은바위 2022. 10. 1. 16:14

 

무엇인가에 반하거나 또는 어쩔 줄 몰라할 때 우리는 '사죽을 못쓴다'는 표현을 쓸 때가 많습니다.

그런데 이 말은 틀린 말입니다.

 

여기서 '사죽을 못쓴다' 말은 잘못된 것이고, 이때는 '사족을 못쓴다'라고 해야 옳습니다.

 

원래 이 '사족'이란 말은 '짐승의 네 발'을 가리키거나 또는 '네 발 달린 짐승'을 뜻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두 팔과 두 다리를 뜻하는 말인 '사지'를 속되게 이르는 말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사족을 못쓴다'고 하면 '어떤 것을 매우 좋아해서 팔, 다리마저 움직일 수 없을 정도'라는 뜻이 되는 거죠.

 

또한 우리가 자주 사용하는 '사족'이라는 말 중에는 '화사첨족(畵蛇添足)'이라는 한자 숙어의 준말로 쓰는 것이 있습니다.

이것은 '뱀을 빨리 그리는 경쟁에서 제일 먼저 그린 사람이 뱀 그림에 발까지 그려 넣어 실패했다'는 고사에서 나온 말입니다.

 

이 숙어의 뜻은 '쓸데없는 군일을 하다가 도리어 실패한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불필요한 설명을 한다고 할 때 '사족을 붙인다' 또는 '사족을 단다'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참고로, '사족을 못쓴다' 할 때 [사:족]하고 길게 발음하지만, '사족을 단다'라고 할 때는 [사족]하고 짧게 발음해야 합니다.

 

또 평소 잘못 쓰고 있는 우리말 가운데 '노란자위'가 있습니다.

 

예를 들면, "그 부서는 우리 회사에서도 노란자위에 속하는 곳이에요."

무엇을 뜻하는지 이해는 할 수 있지만, 여기에서 사용한 '노란자위'는 잘못된 표현입니다.

 

'자위'라는 말은 '눈이나 새 따위의 알이 빛에 따라 구분되는 부분'을 가리키는데, 색깔에 따라서 '노른자위, 흰자위, 검은자위'와 같은 표현으로 쓰이고 있습니다.

'노른자위'라는 말은 우선 '달걀과 같은 알 속에 동그랗고 노란빛을 띤 부분을 뜻하는데, 더 나아가서 어떤 사물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부분'을 뜻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그 색깔이 '노랗다'는 것에서 유추하여 '노란자위' 또는 '노란자'라고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은 잘못된 표현이고, '노른자위' 또는 '노른자'라고 해야 맞습니다.

따라서 "그 부서는 우리 회사에서도 노른자위에 속하는 곳입니다."라고 고쳐야 올바른 표현이 됩니다.

 

그리고 달걀에서 이 '노른자위'를 싸고 있으면서 흰빛을 띤 단백질 부분을 '흰자위' 또는 '흰자'라고 합니다.

이 '흰자위'라는 말은 '동물의 눈알에서 흰 부분'을 가리키기도 합니다.

 

또한 '흰자위'와 대조되는 것으로 '눈알의 검은 부분'을 뜻하는 말은 '검은자위' 또는 '검은자'입니다.

때로 '까맣다'는 색깔의 표현을 사용해서 '까만자위' 또는 '까만자'라고 하는 경우도 있지만, 원래는 '검은자위' 또는 '검은자'가 올바른 표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