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바른 글

'고두밥'에서 유래된 '구두쇠'

높은바위 2022. 10. 23. 07:42

 

'구두쇠'하면 소설 속의 인물인 '스쿠루지''놀부'를 연상하시는 분들 많으실 겁니다.

이들처럼 '몹시 인색한 사람'을 가리켜 '구두쇠'라 하는데 이를 풀어 '구두'라고도 합니다.

이 말과 비슷한 말에는 '보리비'가 있고, 한자어로는 '자린고비(고비)', '수전노(守錢奴)' 등이 있습니다.

'나그네 보내고 점심한다.''감기 고뿔도 남 안 준다.'라는 말들은 모두 '구두쇠'와 관련된 속담입니다.

 

그런데 이 '구두쇠'라는 말을 '구두''쇠'가 붙어 된 합성어로 잘못 아는 분이 있습니다.

아마도 이는 구두 밑에 박은 단단한 쇠인 징을 연상하여 '징처럼 단단한 사람'이란 뜻의 '구두쇠'로 본 게 아닌가 생각됩니다.

 

그러나 이 말은 '굳다'에서 생긴 파생어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습니다.

'아주 된 밥'이란 '고두밥'이라는 말 아시죠?

이 말이 '구두쇠'의 어원을 밝히는 열쇠라 하겠습니다.

 

'구두쇠''굳'+'우'+'쇠'로 분석됩니다.

'굳''굳다'의 어간이고, '우'는 연결어미이고, '쇠'는 인칭 접미사란 말이죠.

즉, '구두쇠' '굳은 사람', '재물을 굳게 지키는 사람'이란 뜻이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