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바른 글

'호주머니'의 유래

높은바위 2022. 10. 23. 08:37

 

기온이 낮아지면서 사람들의 발걸음이 약간은 잰걸음으로 바뀌었고요.

손은 '호주머니'에 넣고 다니는 계절이 됐는데 '호주머니'의 어원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사실, 옛날에 우리나라 옷에는 주머니가 없었다고 하지요.

손을 넣을 데가 있다 하더라도 그것은 어떤 물건을 담을 수 있는 막힌 공간이 아니라, 단지 손을 감추기 위한 트인 공간일 뿐이었죠.

전통적으로 우리나라에서는 말하는 주머니란 옷이 달린 것이 아니라, 물건을 담을 수 있는 <염랑>이나 <귀주머니> 등이 있었습니다.

 

반면에, 만주 이북에 사는 호족들의 옷에는 주머니가 많이 달려 있었는데, 이는 그들이 전투를 주로 하기 때문에 거기에 따른 소도구들이 많이 필요했고, 자연히 '호주머니' 개수가 여러 개였던 것입니다.

이처럼 호족들의 옷에 주머니가 주렁주렁 달려있는 것을 보고 우리는 그것을 '호주머니'라고 부르게 됐죠.

 

다시 말씀드리면, 우리 고유의 옷에는 원래 '호주머니'가 없었고, 있다고 하더라도 장사하는 사람들이 '호주머니'가 있는 옷을 입었을 정도였습니다.

이때부터 주머니를 옷에 직접 달아서 사용하였고, 이후로 '호밀', '호떡', '호콩' '오랑캐 호(胡)'는 '호족에게서 들여왔다'는 접두사로 쓰이게 됩니다.

그러다가 근대 이후 개화기에 이르러 외국인들이 드나들기 시작하면서 양복이 들어오고 그 이후로 주머니가 있는 옷을 널리 입게 됐던 것이죠.

오늘날에 와서 '호주머니'는 우리 옷에서 없어선 안될 만큼 보편화됐는데 물건도 담고 손이 시리지 않게 넣을 수도 있고요.

그냥 지나쳤던 '호주머니'의 쓰임새, 생각해 보니까 편리하죠!

 

'호주머니''호'가 바로 만주에 살던 북방민족 '호족''호'에서 비롯됐다는 것을 알아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