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1/27 2

대가족주의(大家族主義)의 비정사(非情史)

경남 하동(河東) 옥종면(玉宗面) 종화골에서 안계골로 넘어가는 고개가 있다."가마고개"로 불린다.광해군 때 일이라 구전된다.남명(南冥) 조식(曺植)의 학통을 이어받은 종화골의 한 명문 집안에서 딸을 출가시키고자 가마행차를 하였다.공교롭게 퇴계(退溪) 이황(李滉)의 학통을 이어받은 안계골의 한 명문 집안에서도 딸을 출가시키고자 가마행차를 하였다.이 양가는 수백년래 명문을 두고 다투어 왔으며 학통(學統)을 달리 한 것도 그 적대의식 때문이었다.이 적대문명의 가마가 하필이면 이 고갯마루에서 부딪치게 되었다.비록 좁은 고갯길이긴 하지만 가마가 못 비켜 갈이만큼 좁진 않았다.고개 아래는 낭떠러지로 남강(南江)의 지류(支流)인 덕천강(德川江)이 흐르고 있고―. 어느 한쪽의 가마가 비켜주거나 비켜가기만 하면 아무 일..

하늘길

하늘에 난 길. 또는 하늘로 난 길. 영원에 이르는 길.  재를 뚫고 날아가는 자취 없는 새여너의 발자국들을 하늘에 찍고너의 깃털들을 하늘길에 놓아다오 (최승호, '모습 없는 새', "회저의 밤", p. 22) 어디쯤 갔는가, 그대의 하늘길거기서는 눈부시게 물결치며 오는 날을 한눈으로볼 수 있는가 (양성우, '그대의 하늘길', "그대의 하늘길", p.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