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헤 프란시스코 이시도로 루이스 보르헤스(jorge francisco isidoro luis borges) 3

아르헨티나:호르헤 프란시스코 이시도로 루이스 보르헤스(Jorge Francisco Isidoro Luis Borges)

비​가랑비가 내리니갑자기 오후가 개인다.내리다인지 내렸다인지분명 비는 과거에 일어난 일이지.​빗소리를 듣는 이는그지없는 행운이라 부르는 꽃과 유채색 신기한 색조를현현시켰던 그 시간을 회복하였네.​유리창을 눈멀게 하는 이 비가상실된 아라발의 지금은 가버린 어느 정원 포도 덩굴검붉은 알갱이에 생기를 돋우리.​젖은 오후는 내가 갈망하던 목소리죽지 않고 회귀하는아버지의 목소리를 돌려주네 ​ * * * * * * * * * * * * * *   * 호르헤 프란시스코 이시도로 루이스 보르헤스(Jorge Francisco Isidoro Luis Borges, 1899년 8월 24일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 1986년 6월 14일 스위스 제네바)는 아르헨티나의 소설가, 시인, 평론가이다. 보르헤스는 20세기 지성..

아르헨티나:호르헤 프란시스코 이시도로 루이스 보르헤스(Jorge Francisco Isidoro Luis Borges)

시학(詩學) 시간과 물로 이루어진 강을 보며시간은 또 하나의 강이라는 것을 기억하는 것,우리 또한 강처럼 흘러간다는 것과얼굴들도 물처럼 흐른다는 사실을 아는 것. 깨어있음은 꿈꾸지 않음을 꿈꾸는또 하나의 꿈이라는 것을 느끼는 것.우리들의 삶이 두려워하는 죽음은, 꿈이라고 부르는,매일 밤 찾아오는 그 죽음을 느끼는 것. 하루와 일 년에서 인간의 나날과해(年)들의 상징을 보며그 해들의 모욕을 음악 한 소절, 작은 중얼거림,혹은 하나의 상징으로 바꾸는 것. 죽음 속에서 꿈을 보는 것.황혼 속에서 슬픈 황금을 보는 것.그것이 가련하지만 불멸하는 시(詩).시는 여명과 황혼처럼 돌아온다. 때때로 오후에는 어느 얼굴 하나가거울 저쪽에서 우리를 보고 있다. 예술은 진짜 자기 얼굴이 비치는그 거울 같은 것. 경이(驚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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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복의 시​누구도 눈물이나 비난쯤으로 깎아내리지 말기를책과 밤을 동시에 주신신의 경이로운 아이러니그 오묘함에 대한 나의 심경을​신은 빛을 잃은 이 눈을책들의 도시의 주인으로 만들었네꿈들의 도서관에서 새벽이 건네는초점 잃은 구절들밖에 읽을 수 없는 이 눈을​낮은 헛되이 끝없는 책들을이 두 눈에 선사하네알렉산드리아에서 소멸된 필사본들처럼읽기 힘든 책들을​그리스 신화에서는 어떤 왕이샘과 과일나무들 사이에서 갈증과 허기로 죽었지나는 이 높고 긴 눈먼 도서관의 이곳저곳을길을 잃고 헤매네​벽들은 백과사전, 지도책, 동방과서방, 모든 세기들, 왕조들,상징들, 우주와 우주 이론들을건네지만 모두 무의미하네​도서관을 낙원으로 상상하곤 하던 나는지팡이를 더듬거리며나의 어둠에 싸여 천천히공허한 어스름 속을 탐색하네​단지 우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