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산자(寒山子) 3

한산자(寒山子)

한산길(寒山道) 可笑寒山路(가소한산도) : 우스워라, 내 가는 한산(寒山) 길이여! 而無車馬蹤(이무거마종) : 거마(車馬)의 자국이야 있을 턱 없네. 聯溪難記曲(연계난기곡) : 시내는 돌고 돌아 몇 굽이던고. 疊嶂不知重(첩장부지중) : 산은 첩첩 싸여 몇 겹인 줄 몰라라. 泣露千般草(읍로천반초) : 풀잎 잎잎마다 이슬에 눈물짓고 吟風一樣松(음풍일양송) : 소나무 가지마다 바람에 읊조린다. 此時迷徑處(차시미경처) : 내 여기 이르러 길 잃고 헤매나니 形問影何從(형문영하종) : 그림자 돌아보며 “어디로?” 물어보네. * * * * * * * * * * * * * * * * 한산길(寒山道)은 거마(車馬) 자국이 없는, 그러니까 사람들의 발길이 닿지 않은 깊은 곳이다. 찰찰 시린 소리를 내며 첩첩 산을 굽이도는..

한산자(寒山子)

돼지는 죽은 사람의 살을 먹고 豬吃死人肉(저흘사인육) : 돼지는 죽은 사람의 살을 먹고 人吃死豬腸(인흘사저장) : 사람은 죽은 돼지 창자를 먹네. 豬不嫌人臭(저불혐인취) : 돼지는 사람 냄새 꺼리지 않고 人反道豬香(인반도저향) : 사람은 돼지 냄새 구수하다 하네. 豬死抛水內(저사포수내) : 돼지가 죽으면 물에 던져버리고 人死掘土藏(인사굴토장) : 사람이 죽으면 흙 속에 파묻는다. 彼此莫相啖(피차막상담) : 사람과 돼지가 서로 먹지 않으면 蓮花生沸湯(연화생비탕) : 끓는 물속에서라도 연꽃이 피어나리. * * * * * * * * * * * * * * * * * 탐욕과 인과와 육도윤회를 말하는 것이겠지만 욕심을 말하면서 사람 아닌 돼지를 끌어들일 필요는 없다. 돼지는 이야기 속에서와 달리 자기 배가 부르면 ..

한산자(寒山子)

천운만수간(千雲萬水間) 千雲萬水間(천운만수간) : 자욱한 구름과 골짝 물 中有一閑士(중유일한사) : 그곳에서 나는 한가롭다. 白日有靑山(백일유청산) : 낮에는 푸른 산속을 거닐고 夜歸巖下睡(여귀암하수) : 밤 들어 바위 아래 잠들면 倏爾過春秋(숙이과춘추) : 하루하루 그렇게 세월이 가도 寂然無塵累(전연무진루) : 세상 먼지 들붙지 않는다. 快哉何所依(쾌재하소의) : 기댈 곳 없는 이 자유로움 靜若秋江水(정약추강수) : 고요한 이 마음 가을 강물 같네. * * * * * * * * * * * * * * * * 모양으로도 닮고, 성품으로도 닮으라고 말하는 물조차도 더 맑아지고 깊어지고 고요해지는 때가 있다. 그 안에서 살아가는 것들의 활동이 줄어드는 때다. 가을 물이 깊어 보이고 맑아 보이는 것은 그 때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