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수원
처음 열린 배가
떨어지는 것을 보았다.
금빛 무늬가 있고, 꿀을 찾고 있는
저 누런 꿀벌떼도
나보다 덧없지는 않았다.
(우리에게서 아름다움을 빼앗지는 마십시오)
그리고 나는 맥없이 쓰러져 외쳤다.
당신은 우리들에게서
당신의 꽃을 빼앗아 버리셨습니다.
과일나무의 아름다움을
우리에게 나누어 주십시오.
꿀을 찾는 작업은
멈추어지지 않았다.
공기는 그들의 노래로 떠들썩했고
그리고 나는 홀로 엎드려 있었다.
오오 과수원의
조잡스럽게 새겨진 신이여
나는 당신에게 예물을 드립니다.
당신에게 바칩니다. 혼자만 아름답지 않은
신의 아들이여
우리에게서 아름다움을 빼앗지 마십시오.
초록 껍질로부터 갓 튀어난
떨어진 개암나무 열매.
* 이 시의 작가 H.D.는 Hilda Doolittle(힐다 둘리툴)의 머리글자를 필명으로 하고 있는 미국의 여류 시인이다.
그녀는 1886년에 펜실베이니아 주에서 태어나, 미국에서 교육을 받은 뒤에, 거의 대부분의 세월을 외국에서 생활하다 1961년에 죽었다.
힐다 둘리틀(Hilda Doolittle : 1886-1961)은 파운드와 사귀어 이미지즘 운동에 가담하였으며, 1913년 영국의 시인·소설가 R·앨딩턴과 결혼한 후 유럽에 거주하였다.
1937년 이혼했으나 이미지즘에 가장 충실한 시인으로 간주된다.
<바다 유원지(Sea Garden)>(1916) 이후 많은 시집이 있고, 전쟁을 다룬 <벽은 넘어지지 않는다(The Walls Do Not Fall)>(1944)로 시작되는 3부작은 역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 시는 엎드려 기도하는 모습에 여성적인 감상을 초월한 생생한 실감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