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9. 離 別 歌
박 목 월
뭐락카노, 저편 강기슭에서
니 뭐락카노, 바람에 불려서
이승 아니믄 저승으로 떠나는 뱃머리에서
나의 목소리도 바람에 날려서
뭐락카노 뭐락카노
썩어서 동아밧줄은 삭아내리는데
하직을 말자 하직 말자
인연은 갈밭을 건너는 바람
뭐락카노 뭐락카노 뭐락카노
니 흰 옷자라기만 펄럭거리고……
오냐. 오냐. 오냐.
이승 아니믄 저승에서라도……
이승 아니믄 저승에서라도
인연은 갈밭을 건너는 바람
뭐락카노, 저편 강기슭에서
니 음성은 바람에 불려
오냐. 오냐. 오냐.
나의 목소리도 바람에 날려서.
1968. 『경상도 아리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