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현대시 감상

89. 離 別 歌

높은바위 2005. 7. 18. 05:57
 

89. 離 別 歌

 

                                 박 목 월

 

  뭐락카노, 저편 강기슭에서

  니 뭐락카노, 바람에 불려서


  이승 아니믄 저승으로 떠나는 뱃머리에서

  나의 목소리도 바람에 날려서


  뭐락카노 뭐락카노

  썩어서 동아밧줄은 삭아내리는데


  하직을 말자 하직 말자

  인연은 갈밭을 건너는 바람


  뭐락카노 뭐락카노 뭐락카노

  니 흰 옷자라기만 펄럭거리고……


  오냐. 오냐. 오냐.

  이승 아니믄 저승에서라도……


  이승 아니믄 저승에서라도

  인연은 갈밭을 건너는 바람


  뭐락카노, 저편 강기슭에서

  니 음성은 바람에 불려


  오냐. 오냐. 오냐.

  나의 목소리도 바람에 날려서.

 

                1968. 『경상도 아리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