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현대시 감상

39. 氣 象 圖

높은바위 2005. 6. 28. 09:09
 

39. 氣   象   圖

                     김  기  림



           世界의 아침

  비눌

  돋힌

  海峽은

  배암의 잔등

  처럼 살아났고

  아롱진 아라비아의 의상을 둘른 젊은 산맥들.


  바람은 바닷가에 사라센의 비단幅처럼 미끄러웁고

  傲慢한 풍경은 바로 午前 七時의 절정에 가로누웠다.


  헐덕이는 들 우에

  늙은 향수를 뿌리는

  교당의 녹슬은 종소리.

  송아지들은 들로 밀려가는 輪船을 오늘도 바래보냈다.


  국경 가까운 정거장.

  車掌의 신호를 재촉하며

  발을 구르는 국제 열차.

  차창마다

  ‘잘 있거라’를 삼키고 느껴서 우는

  마님들의 이즈러진 얼골들.

  여객기들은 대륙의 공중에서 티끌처럼 흩어졌다.


  본국에서 오는 장거리 라디오의 효과를 실험하기 위하야

  쥬네브로 여행하는 신사의 가족들.

  산판. 甲板. “안녕히 가세요.” “다녀오리라.”

  船夫들은 그들의 탄식을 汽笛에게 맡기고

  자리로 돌아간다.


  부두에 달려 팔락이는 오색의 테잎.

  그 여자의 머리의 오색의 리본.


  傳書鳩들은

  선실의 지붕에서

  수도로 향하야 떠난다.

   --- 수마트라의 동쪽. --- 5킬로의 海上 --- 一行 感氣도 업다.

  赤道 가까웁다.  --- 20일 오전 열 시 ---

 

                             1935. 중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