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현대시 감상

35. 돌담에 속삭이는 햇발같이

높은바위 2005. 6. 11. 07:34
 

35. 돌담에 속삭이는 햇발같이



  돌담에 속삭이는 햇발같이

  풀 아래 웃음짓는 샘물같이

  내 마음 고요히 고운 봄 길 위에

  오늘 하루 하늘을 우러르고 싶다.


  새악시1) 볼에 떠오는 부끄럼같이

  시의 가슴에 살포시2) 젖는 물결같이

  보드레한 에메랄드3) 얇게 흐르는

  실비단 하늘을 바라보고 싶다.

 

                     시문학 3호(1931) 

 

 

1)새악시 : 새색시의 사투리.

   2) 살포시 : 살며시, 매우 부드럽고 가볍게.

      3) 에메랄드 : 연푸른 빛을 띤 보석. 한 없는 청순함을 상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