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현대시 감상

219. 비 개인 여름 아침

높은바위 2005. 10. 3. 05:45

 

 

219. 비 개인 여름 아침

 

                             김광섭(金珖燮)

 

 

비가 개인 날,

맑은 하늘이 못 속에 내려와서

여름 아침을 이루었으니

녹음(綠陰)이 종이가 되어

금붕어가 시를 쓴다.

 

            ---시집 「동경(憧憬)」(1938)---

 

 

 

1.시작(詩作) 배경

 

 5행밖에 안 되는 짧은 시지만, 산뜻한 여름 감각이 유감없이 표현되어 담담한 한 폭의 수채화를 대하는 느낌이다.

비가 개인 날의 유난히 맑은 하늘, 녹음은 짙어 새로이 윤기가 흐른다.

물속을 들여다 보니 맑은 하늘이 내려와 잠겨 있고, 짙푸른 녹음이 그림처럼 곱게 배경을 이루고 있다.

금붕어도 신이 나서 멋지게 헤엄치며 놀고 있다.

그것을 지은이는 무슨 색지를 펴놓고 금붕어가 시를 쓴다고 표현했다.

아름다운 것은 역시 시의 최대의 매력이요, 기쁨이다.

이 시를 읽으면 시적인 매력과 기쁨이 어떠한 것인가를 느낄 수 있다.

자연의 맑고 깨끗한 풍경을 속이 들여다 보이도록 선명한 이미를 구사해 놓았으며, 티없이 맑은 정서를 나타내 보였다.

 

2.주제 : 여름 자연의 아름다운 정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