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7. 유리창 1
鄭 芝 溶
유리(琉璃)에 차고 슬픈 것이 어른거린다.
열없이 붙어서서 입김을 흐리우니
길들은 양 언 날개를 파다거린다.
지우고 보아도 지우고 보아도
새까만 밤이 밀려나가고 밀려와 부딪히고,
물 먹은 별이, 반짝, 보석(寶石)처럼 박힌다.
밤에 홀로 유리(琉璃)를 닦는 것은
외로운 황홀한 심사이어니,
고운 폐혈관(肺血管)이 찢어진 채로
아아, 너는 산(山)새처럼 날아 갔구나!
--- 「조선지광」(1930.1) ---
1.시작(詩作) 배경
정지용의 시풍은 참신한 이미지의 추구와 절제된 시어의 선택에 있다. 이 시에서는 죽은 자식에 대한 그리움을 극도의 절제된 감정과 비정하리만큼 차가운 객관주의로 표현하고 있다.
2.시상의 전개
1)유리창에 어린 영상
2)창 밖의 밤 풍경
3)서정적 자아의 상실감
3.주제:자식을 잃은 슬픔과 그리움
4.제재:유리창에 서린 입김
5.성격:상징적, 회화적, 감각적
6.표현 특색
1)선명한 이미지와 감각적 시어의 선택
2)감정의 대위법에 의한 정감의 절제
7.시어의 풀이
*유리창:서정적 자아를 그리워하는 대상과 단절시키면서, 동시에 별(죽은 아이의 영혼)과 영상으로 대면하게 한다.
*언 날개:입김 자국을 가냘픈 새에 비유
*별과 새:죽은 아이의 영혼
*외로운 황홀한 심사:슬프고 외로운 감정과 차갑고 황홀한 감정이 대비되는 ‘감정 대위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