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7. 생(生)의 감각(感覺)
金 珖 燮
여명(黎明)에서 종이 울린다.
새벽별이 반짝이고 사람들이 같이 산다는 것이다.
닭이 운다, 개가 짖는다.
오는 사람이 있고 가는 사람이 있다.
오는 사람이 내게로 오고
가는 사람이 다 내게서 간다.
아픔에 하늘이 무너지는 때가 있었다.
깨진 그 하늘이 아물 때에도
가슴에 뼈가 서지 못해서
푸르런 빛은
장마에 황야(荒野)처럼 넘쳐 흐르는
흐린 강물 위에 떠 갔다.
나는 무너지는 둑에 혼자 서 있었다.
기슭에는 채송화가 무더기로 피어서
생(生)의 감각(感覺)을 흔들어 주었다.
----「현대문학」145호(1967년 1월호)----
1.시작(詩作) 배경
고혈압으로 1965년 쓰러진 후, 1주일 간의 무의식 혼돈세계에서
깨어난 그 체험을 구상화한 작품.
2.시상의 전개
*제1연-재생한 삶의 새벽
*제2연-재생의 과정에 대한 회상
3.주제:생의 신비로운 부활(재생)
4.소재:투병생활
5.시어의 상징 의미
*아픔에 하늘이 무너지는 때 - 육체적 고통까지 겹쳐 캄캄한 절망의식
*깨진 하늘 - 절망
*뼈 - 의지.
*푸르런 빛 - 희망
*흐린 강물 - 저승으로 흐르는 길
*채송화 - 발랄한 생명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