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현대시 감상

177. 생(生)의 감각(感覺)

높은바위 2005. 8. 19. 06:33
 

177. 생(生)의 감각(感覺)

  

                               金   珖   燮

                        


여명(黎明)에서 종이 울린다.

새벽별이 반짝이고 사람들이 같이 산다는 것이다.

닭이 운다, 개가 짖는다.

오는 사람이 있고 가는 사람이 있다.

오는 사람이 내게로 오고

가는 사람이 다 내게서 간다.


아픔에 하늘이 무너지는 때가 있었다.

깨진 그 하늘이 아물 때에도

가슴에 뼈가 서지 못해서

푸르런 빛은

장마에 황야(荒野)처럼 넘쳐 흐르는

흐린 강물 위에 떠 갔다.

나는 무너지는 둑에 혼자 서 있었다.

기슭에는 채송화가 무더기로 피어서

생(生)의 감각(感覺)을 흔들어 주었다.


                  ----「현대문학」145호(1967년 1월호)----

 


1.시작(詩作) 배경

  고혈압으로 1965년 쓰러진 후, 1주일 간의 무의식 혼돈세계에서

  깨어난 그 체험을 구상화한 작품.


2.시상의 전개

  *제1연-재생한 삶의 새벽

  *제2연-재생의 과정에 대한 회상


3.주제:생의 신비로운 부활(재생)


4.소재:투병생활


5.시어의 상징 의미

  *아픔에 하늘이 무너지는 때 - 육체적 고통까지 겹쳐 캄캄한 절망의식

  *깨진 하늘 - 절망

  *뼈 - 의지.

  *푸르런 빛 - 희망

  *흐린 강물 - 저승으로 흐르는 길

  *채송화 - 발랄한 생명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