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현대시 감상

156. 누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

높은바위 2005. 8. 1. 06:15
 

156.   누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

 

                                      신 동 엽


  누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

  누가 구름 한 송이 없이 맑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


  네가 본 건, 먹구름

  그걸 하늘로 알고

  일생을 살아갔다.


  네가 본 건, 지붕 덮은

  쇠 항아리.

  그걸 하늘로 알고

  일생을 살아갔다.


  닦아라, 사람들아

  네 가슴속 구름

  찢어라, 사람들아,

  네 머리 덮은 쇠 항아리.


  아침 저녁

  네 마음속 구름을 닦고

  티 없이 맑은 영원의 하늘

  볼 수 있는 사람은

  외경을

  알리라


  아침 저녁

  네 머리 위 쇠항아릴 찢고

  티 없이 맑은 久遠의 하늘

  마실 수 있는 사람은

  憐憫을

  알리라

  차마 삼가서

  발걸음도 조심

  마음 모아리며.


  서럽게

  아 엄숙한 세상을

  서럽게

  눈물 흘려


  살아가리라

  누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

  누가 구름 한 자락없이 맑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

 

                  1969. 고대문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