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혜음령 : 경기도 파주시 광탄면 용미리와 고양시의 경계 고갯길.
그대가 보고픈 날 그대도 그리워할까
매일 아침
지나는 혜음령 고갯마루에
하얀 입김 내쉬며
오르는 처녀를 본다
그대 같습니다 걷는 모습만 보여준
정류장도 먼 고갯길
이른 아침
어디를 다녀오나
어디를 가는 걸까
그대가 생각납니다 새벽기도 다니는
인적도 없고
인도도 없는 편도 차선 길을
앞서가던 처녀 지나치니
옛 마음 뭉클 솟는다
그대 곁에 서고 싶습니다 길동무해 줄 사람 없는
그 먼 날
흰 달이 하늘가에 미끄러지고
찬바람은 울면서
마음 얼리던 밤의 후약(後約)
그대 음성 듣고 싶습니다 심산유곡 그 곳에서
하얀 입김 남기고
돌아오는 길은 멀기만 하였다
먹고사는 일에 목 길게 빼고
끌려 다니는 나날
그대에게 가고 싶습니다 길 나섬이 막힌 고도(孤島)지만
그대가 보고픈 날 그대도 그리워할까
마스네 - 타이스의 명상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