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화와 음악 동영상/高巖 이명신 詩畵 1

040.그대가 보고픈 날 그대도 그리워할까

높은바위 2005. 11. 17. 08:23

 

혜음령 : 경기도 파주시 광탄면 용미리와 고양시의 경계 고갯길.

 

그대가 보고픈 날 그대도 그리워할까

 

매일 아침

지나는 혜음령 고갯마루에

하얀 입김 내쉬며

오르는 처녀를 본다

 

그대 같습니다 걷는 모습만 보여준

 

정류장도 먼 고갯길

이른 아침

어디를 다녀오나

어디를 가는 걸까

 

그대가 생각납니다 새벽기도 다니는

 

인적도 없고

인도도 없는 편도 차선 길을

앞서가던 처녀 지나치니

옛 마음 뭉클 솟는다

 

그대 곁에 서고 싶습니다 길동무해 줄 사람 없는

 

그 먼 날

흰 달이 하늘가에 미끄러지고

찬바람은 울면서

마음 얼리던 밤의 후약(後約)

 

그대 음성 듣고 싶습니다 심산유곡 그 곳에서

 

하얀 입김 남기고

돌아오는 길은 멀기만 하였다

먹고사는 일에 목 길게 빼고

끌려 다니는 나날

 

그대에게 가고 싶습니다 길 나섬이 막힌 고도(孤島)지만

 

그대가 보고픈 날 그대도 그리워할까

 

마스네 - 타이스의 명상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