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명시/스페인

히메네스

높은바위 2015. 9. 22. 09:09

 

            십자가의 아침

 

신(神)은 파래라.

피리와 북이 이미 봄의 십자가를 예고하고 있을 때

장미여, 사랑의 장미여,

초원의 태양으로 물든 푸르름 사이에서 오래 살진저.

 

로즈메리를 따러 들로 가세나.

가세나, 가세나,

로즈메리를 따러

사랑을 따러 들로 가세나.

 

나는 그녀에게 물었노라.

“내가 그대를 사랑해도 괜찮아?”

그녀는 정열의 찬란한 빛을 띠면서 대답하였노라.

“봄의 십자가가 꽃이 필 때

나는 당신을 사랑하겠어요.

온 정성을 다 바쳐 사랑하겠어요.”

 

로즈메리를 따러 들로 가세나.

가세나, 가세나,

로즈메리를 따러

사랑을 따러 들로 가세나.

 

“이미 봄의 십자가가 꽃이 피었노라.

사랑이여, 사랑이여,

십자가가 이미 꽃이 피었노라!”

그녀는 대답하기를

“당신은 내가 당신을 사랑하기를 바라는 거예요?”

아, 빛에 물들인 아침은 이미 지나갔어라!

 

로즈메리를 따러 들로 가세나.

가세나, 가세나,

로즈메리를 따러

사랑을 따러 들로 가세나.

 

우리의 깃발이 피리와 북소리에 기뻐 날뛰네.

나비는 꿈과 더불어 여기 있나니.

진심으로 나를 사랑하려고 하네!

 

 

 

* 후안 라몬 히메네스(Juan Ramón Jiménez : 1881-1958)는 안달루시아의 모게르에서 출생하였다.

소년시절에 세빌랴로 그림 공부를 하기 위해 갔으나, 베케르의 시를 대하게 되고서 부터는 시를 쓰기 시작했다.

19세 때 마드리드에서 R.다리오, R.M.발레인클란 등과 친교를 맺었다.

시집 <오랑캐꽃의 마음>, <수련(水蓮)>(1900)을 발표하고, 이어 <슬픈 영창(詠唱)>(1903), <비가(悲歌)>(1908) 등을 발표하였다.

이들 초기 작품은 뛰어난 음악성과 풍부한 색채감이 넘쳐, 이로써 스페인 근대파 최초의 중요 시인으로서의 위치를 굳혔다.

 

1916년에 세노비아 캄블피와 결혼하여 신혼 여행차 미국을 여행하게 되었는데, 이 여행을 계기로 그의 시는 일체의 수식을 배재한 '벌거숭이 시'를 지향하게 되었다.

특히 <신혼시인(新婚詩人)의 일기>(1917)와, 세계 각국어로 번역되어 그의 문명(文名)을 더욱 높였던 <플라테로와 나>(1917) 이후로는, 모든 수식을 버리고 담담하면서도 밀도 높은 ‘순수시’의 창조에 전념하여 <돌과 하늘>(1919), <안에 있는 동물>(1949) 등 걸작을 발표하였다.

그 작풍은 F.가르시아 로르카를 비롯하여 에스파냐와 중남미 여러 나라 시인들에게 큰 영향을 끼쳤다.

1956년에 노벨문학상을 수상하였다.

                                                                                                         (두산백과 참조)

Creedence Clearwater Revival - Cotton Field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