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전성립(休戰成立)
헤아릴 수 없는
죽음 앞에 울음을 터뜨리는 공포,
파편에 찢기고 총탄에 뚫린
한반도의 숨결은 가빴다.
동해에서 서해로
가로지른 155마일의 휴전선,
그것은 한국인의 허리를 졸라매는 비극이었다.
피의 대가도 없이 팔이 잘리고
다리가 잘린 것은
태백산맥의 신음이며
한강의 오열이었다.
이데올로기의 탈을 쓴 싸움에서
사상자 3백만
가옥 손실 60만 채
전쟁미만인 50만
고아 10만을 낸 광란의 전쟁은
1953년 7월 27일 오후 3시 35분 판문점에서
막을 내렸다.
그날
휴전선에 묶인 겨레의 자유는
휴전을 반대하는 피맺힌 울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