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소'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들이 많죠?
월드컵에서 활약한 황희찬 선수의 별명, 이중섭 화가가 1953년 38세에 그렸다는 그림, 증권거래소 앞의 동상, '불놀이야'로 <제3회 TBC 젊은이의 가요제>에서 대상을 받은 캠퍼스 밴드 이름... 이 모두 '황소'라는 단어로 생각이 납니다.
'황소'가 누런 소만을 가리키는 말인 줄 잘못 알고 있는 경우가 많기에 이야기를 할까 합니다.
'황소'는 '색깔이 누런(黃) 소가 아니고, 다 자란 수소(Bull)를 의미하는 말'입니다.
어원을 설명하는 두 가지 설이 있는데요.
'황소'의 황은 누를 황(黃)인데 이 한자에 '누렇다'는 의미뿐만 아니라 '넓다'는 뜻도 있다는 주장이 있고요.
반면에, '크다'라는 뜻을 가진 토착어 '한'에서 유래된 '한소'가 변해서 된 말이라는 주장도 있지요.
고등학교 국어 시간에 배우는 고려가요 '정석가'에 "무쇠로 한쇼를 디여다가"라는 구절이 나오는데요.
네이버 국어사전은 '황소'를 순우리말로 간주하였지만, 이와 관련된 동의어는 '황우(黃牛)'로 지칭합니다.
어느 설을 따르든 황소는 다 큰 수소를 의미하는 것으로,'얼룩백이 황소', 심지어 검은 황소도 가능한 거죠.
영어로 번역하자면 수소를 의미하는 Bull 혹은 Ox가 될 겁니다.
'덩치가 크다'는 의미이므로 왜 덩치가 큰 개구리를 누렇지 않아도 '황소개구리'라고 하는지 알 수 있지요.
여담으로 '수소'라는 단어도 희한한데요, 보통 발음을 [수쏘]로 하기 때문에 '숫소'라고 쓰는 경우가 많지만, 표준어는 '수소'이며 발음도 [수소]로 합니다.
수컷을 뜻하는 접두어로 앞에 '숫-'을 사용하는 것은 숫양, 숫염소, 숫쥐 3가지 뿐입니다.
수컷 사자도 수사자고 수컷 사슴도 수사슴이지요.
'한우'를 보통 누런 소, 즉 '황소'로 연상하는 게 많지만 색깔과는 상관없습니다.
정지용의 시 '향수'에 나오는 '얼룩백이'는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젖소 종류가 아니라 '한국 재래종 얼룩소'라고 합니다.
결론적으로 말씀드리자면, 검은 소건 흰 소건 '덩치가 큰 수컷인 소'일 경우에는 모두 '황소'라 부를 수 있는 것이기에, "저기 흰 황소가 지나간다.", "옆집에 검은 황소가 있다." 등의 표현이 가능합니다.